질마재에서 부는 바람
2009.11.22 11:56
질마재*에서 바람이 불어 왔다
선운사 가기 위해 물어 물어
찾아간 곳
뜨거운 햇살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타고 내려왔다
그는 왜 이제 이곳에 왔느냐며
흰옷 입고 서서 나를 반긴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저기 저 푸른 잔디 위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생각했단다
언제쯤 나도
이렇게 아름다운 언어를 건져 올릴까?
그의 손을 잡고
세월의 흔적을 묻는 내게
난 그들이 그리 빨리 멸망할 줄 몰랐다구
그의 자잘한 미소 안에서
고개 끄덕이게 하는
일파만파
이 땅의 위대한 시인의 흔적이
빨랫줄에 걸려서 펄럭이고 있다
질마재에 와서
그의 사랑을 읽었다
한평생 읽어야 할 내 안의 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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