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더라도 할 수 없어 - 新作

2010.03.28 20:51

유봉희 조회 수:2




유봉희 - [그렇더라도할수없어] 3






















그렇더라도 할 수 없어
유 봉 희






자면서 거미를 삼킨다?

사람들은 일 년에 예닐곱 마리의 거미를 삼킨단다.

딸아이가 생물선생에게 확실하게 들었단다.




마루방으로 숨어든 도마뱀은 뒷마당에 풀어주고

파리까지도 창밖으로 날려 보내지만.

거미, 너를 용납 할 수 있겠는가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나의 어둠에

네가 유혹 당했다는 것.

하필이면 나의 사각지대가

너의 무모한 목표점이 된다는 것.

안전 로프 하나 믿고 네가 내리려는 나의 입 속

아서라. 그곳은 영원한 추락의 어두운 벼랑이다

네가 환한 태양 아래 너의 줄에

생존의 간절함으로 매어 달렸더라면

직물의 여신 아테나의 저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나는 네 편이었을 것이다




네가 아라크네의 목소리로

이미 죄 값을 치렀다고 항변해도.

그렇더라도 할 수 없다










유봉희 新.作.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