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에

2012.02.20 05:15

안경라 조회 수:65

산책을 하다가 수국 한 송이 꺾어 컴 옆에 놓았다.
꽃 한 대궁 이곳으로 옮겨 오며 미안하다 미안하다
누군가 아버지를 이 땅에서 가져가며
분명히 미안하다 미안하다 했을지도...
내 말을 알아 들을 수 없는 수국나무처럼
나는 그 누군가의 말을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슬픈 일 앞에서 영어로 위로할 땐
미안해요... 미안해요...
단지 안아 주면서
미안해요... 미안해요...
간결한 말에 눈물도 짧게 흐를 것 같은

며칠 째 안개와 구름과 바람
어느 날 잠깐 빛이 내려와 나를 말려 주고 갔을 뿐
그러나 이제 날씨가 나를 울리지 않는다

내 뒷 모습 보며 안녕 해 줄 사람들
때마다 얼굴을 보며 안녕 해 주는 사람들
나를 아는 사람들처럼 인사하는 저 무수한 꽃들
물을 나눠 마시던 저들이 무리지어 오고 있는 계절

더 이상 울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