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문이 열리다

2010.08.25 16:47

강성재 조회 수:62

가을로  가는  문은
어떤  폭우에도  쓰러지지  않는다
안팎이  서로  등  돌린
삶의  풍경을  흩뜨리는   급류에도
남아있는  마지막  온기를  나누어  주면서
조여드는  목울대  속으로
각을  세운  못  날이  
가까스로  굽어  드는데
향기를  뿌리던  지난  여름이여
저무는  햇살  가로질러  
성긴  옷  깃  사이로
더디  여물고  쉬  버려지는  생들이
하얗게  탈색된  한  올의  머리칼같이
고단한  잔영을  눕히는  저녁 나절
가을로  가는  문은  조용히  열리고
걸어가는  자의  아쉬운  회한이
아직은  빛나는  나뭇가지를  잡고  흔들때
어두울수록  더  적막한
끝이없는  터널의  틈새  사이로
무언가를  남기려는  듯
무거운  침묵을  떨어뜨린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79 ◈ 여름마당 이주희 2012.08.03 26
8078 가을날 강성재 2010.09.18 53
8077 악명 높은 앨커트레즈 교도소 김수영 2010.11.18 89
8076 여우비 내리던 날 강성재 2010.09.17 51
8075 소원을 위한 기도 / 석정희 석정희 2010.09.15 49
8074 디베랴 해변 박동수 2010.08.27 54
8073 기쁨을 향하며 / 김영교 김영교 2010.08.27 51
8072 불러봐도 울어봐도 못 오실 어머니 이승하 2010.08.26 50
» 가을문이 열리다 강성재 2010.08.25 62
8070 여름산 이월란 2010.08.22 55
8069 연옥 이월란 2010.08.22 45
8068 외계인 가족 이월란 2010.08.22 65
8067 그대의 신전 이월란 2010.08.22 49
8066 난청지대 이월란 2010.08.22 59
8065 바람개비 이월란 2010.08.22 70
8064 저격수 이월란 2010.08.22 43
8063 그저, 주시는 대로(견공시리즈 80) 이월란 2010.08.22 52
8062 욕慾(견공시리즈 79) 이월란 2010.08.22 56
8061 역할대행(견공시리즈 78) 이월란 2010.08.22 60
8060 비말감염 이월란 2010.08.22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