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안개

2011.02.17 01:22

정용진 조회 수:50

  
새벽안개
정용진

어제의 고난을
침묵으로 잠재우고
옥색 명주 이불을 걷어내듯
새벽안개가 산가에 가득하다.

하루가 모여서
열흘이 되고
열흘이 쌓여서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겹쳐서
한해가 되는
세월의 연륜 속에서

너와 나의 가슴 속에도
소리 없이
또 하나의 나이테가 감기고 있다.

간밤의 신비를
부드럽게 감싸주던
백옥 안개의 비밀을
나는 굳이 묻지 안으련다.

동녘 산봉우리에
붉은 해가 솟기 전에
자리를 비워주고 떠나가는
어머니, 어머니 침묵의 여인
새벽안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