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문학인의 조건/'이 아침에'미주중앙일보
2011.02.22 17:28
2011년 2월 19일 토요일 중앙일보
진정한 문학인의 조건
조옥동/시인
도대체 문학이란 무엇인가? 언어의 연금술사는 시와 소설, 수필, 희곡, 평론과 논설뿐만 아니라 영화와 음악 모든 장르에서 언어의 날을 세워 광체를 발하려 한다. 하지만 문학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문학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문학의 정의는 흐르는 물과 같이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고 세상 조류의 영향으로 변한다. 문학사를 보면 문학과 문학성에 대한 가치 판단이 영구히 지속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확실한 사실은 작가는 홀로 있어도 남긴 작품은 홀로가 아니고 함께 있다.
이 시대의 수많은 작가에게 ‘문학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인가’ 묻고 싶다. 얼마 전에 본국에서 치러진 한국문인협회 선거는 정치판 못지않게 치열한 경쟁과 낯 뜨거운 일들로 문인들의 체면을 손상시켰다. 문단에는 문단 정치를 하는 사이비 문인들이 치졸하고 부끄러운 행태를 부려 참된 문인의 품위를 잃게 할뿐만 아니라 문인이 되는 일이 큰 영예인양 착각 하는 설익은 문인들이 있어 모두를 부끄럽게 만든다.
문인이 지녀야 하는 진정한 열정은 언제나 꿈을 잃지 않고 살아 있다는 자긍심과 어떠한 외압에도 타협하지 않는 자신의 신념과 사상을 지키는 일이다. 이를 작품에 투영하여 독자로부터 공감을 얻어내려 애쓰고 그런 작품으로 이웃과 병든 사회를 좀 더 좋은 세상으로 변화 시키겠다는 사명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문학은 새롭고 신선하기를 바라는 독자들과 동행한다.
이문열 소설가는 ‘문학은 사람’ 이라 했다. 또 최근 80세에 작고한 박완서 선생은 ‘문학의 재미는 농담이라 부르는 유머에 있다.’ 했다. 박완서 선생은 유난히 아프게 겪은 해방세대의 고난과 슬픔, 모든 풍상을 엮는 작업을 운명직전까지 계속하였다. 누구나 읽기 쉬운 문장임에도 날카로운 통찰력은 삶과 죽음을 말하면서 그 속엔 독자의 마음을 풀어주는 농담이 눙쳐있어 그의 문학은 가깝고 따뜻하다.
그의 유작 속 <내 식의 귀향>이란 글에서는 천주교 공원묘지에 있는 남편과 아들의 묘 옆에 마련한 자신의 묘를 놓고 “김수환 추기경의 묘소가 가까이 있는 것이 저승의 큰 ‘빽’이다. …실없는 농담 말고 후대에 남길 행적이 뭐가 있겠는가” 말할 정도였다.
자신의 애환을 승화시켜 우리들의 얘기로 만들며 자신의 상처로 모두의 상처를 감싸주었기에 독자를 위로하는 힘이 있었다. 그가 문학 강연을 할 때는 소설이 지닌 미덕, 쓰는 이와 읽는 이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위안과 치유의 능력에 대해 말하곤 했다.
‘문학은 곧 사람’ 이란 말은 사람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없이는 어떠한 작품도 독자를 감동시킬 수 없다는 정의이다. 이런 생각이 작가가 문학을 하게 된 이유라면 거꾸로 그 작가는 그런 모습의 인간으로 살고 싶었다는 자기고백을 한 것이다.
시를 쓰며 스스로 시인 자신이 기쁨과 행복을 얻을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고, 삶의 존엄과 의미를 깨닫게 하므로 독자에게 꿈을 심어주는 시인, 소설가등 훌륭한 작가들이 있음은 이 건조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위로가 된다.
자연이 연출하는 광대하고 치밀한 변화의 모습은 영광 뒤에 숨은 슬픔을 암시하고 때로는 광폭하고 날카롭게 때로는 은근한 은유로 시작과 끝을 깨닫게 한다. 자연과 같이 문학은 독자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얻게 하는 치유의 힘이 있다.
진정한 문학인의 조건
조옥동/시인
도대체 문학이란 무엇인가? 언어의 연금술사는 시와 소설, 수필, 희곡, 평론과 논설뿐만 아니라 영화와 음악 모든 장르에서 언어의 날을 세워 광체를 발하려 한다. 하지만 문학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문학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문학의 정의는 흐르는 물과 같이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고 세상 조류의 영향으로 변한다. 문학사를 보면 문학과 문학성에 대한 가치 판단이 영구히 지속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확실한 사실은 작가는 홀로 있어도 남긴 작품은 홀로가 아니고 함께 있다.
이 시대의 수많은 작가에게 ‘문학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인가’ 묻고 싶다. 얼마 전에 본국에서 치러진 한국문인협회 선거는 정치판 못지않게 치열한 경쟁과 낯 뜨거운 일들로 문인들의 체면을 손상시켰다. 문단에는 문단 정치를 하는 사이비 문인들이 치졸하고 부끄러운 행태를 부려 참된 문인의 품위를 잃게 할뿐만 아니라 문인이 되는 일이 큰 영예인양 착각 하는 설익은 문인들이 있어 모두를 부끄럽게 만든다.
문인이 지녀야 하는 진정한 열정은 언제나 꿈을 잃지 않고 살아 있다는 자긍심과 어떠한 외압에도 타협하지 않는 자신의 신념과 사상을 지키는 일이다. 이를 작품에 투영하여 독자로부터 공감을 얻어내려 애쓰고 그런 작품으로 이웃과 병든 사회를 좀 더 좋은 세상으로 변화 시키겠다는 사명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문학은 새롭고 신선하기를 바라는 독자들과 동행한다.
이문열 소설가는 ‘문학은 사람’ 이라 했다. 또 최근 80세에 작고한 박완서 선생은 ‘문학의 재미는 농담이라 부르는 유머에 있다.’ 했다. 박완서 선생은 유난히 아프게 겪은 해방세대의 고난과 슬픔, 모든 풍상을 엮는 작업을 운명직전까지 계속하였다. 누구나 읽기 쉬운 문장임에도 날카로운 통찰력은 삶과 죽음을 말하면서 그 속엔 독자의 마음을 풀어주는 농담이 눙쳐있어 그의 문학은 가깝고 따뜻하다.
그의 유작 속 <내 식의 귀향>이란 글에서는 천주교 공원묘지에 있는 남편과 아들의 묘 옆에 마련한 자신의 묘를 놓고 “김수환 추기경의 묘소가 가까이 있는 것이 저승의 큰 ‘빽’이다. …실없는 농담 말고 후대에 남길 행적이 뭐가 있겠는가” 말할 정도였다.
자신의 애환을 승화시켜 우리들의 얘기로 만들며 자신의 상처로 모두의 상처를 감싸주었기에 독자를 위로하는 힘이 있었다. 그가 문학 강연을 할 때는 소설이 지닌 미덕, 쓰는 이와 읽는 이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위안과 치유의 능력에 대해 말하곤 했다.
‘문학은 곧 사람’ 이란 말은 사람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없이는 어떠한 작품도 독자를 감동시킬 수 없다는 정의이다. 이런 생각이 작가가 문학을 하게 된 이유라면 거꾸로 그 작가는 그런 모습의 인간으로 살고 싶었다는 자기고백을 한 것이다.
시를 쓰며 스스로 시인 자신이 기쁨과 행복을 얻을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고, 삶의 존엄과 의미를 깨닫게 하므로 독자에게 꿈을 심어주는 시인, 소설가등 훌륭한 작가들이 있음은 이 건조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위로가 된다.
자연이 연출하는 광대하고 치밀한 변화의 모습은 영광 뒤에 숨은 슬픔을 암시하고 때로는 광폭하고 날카롭게 때로는 은근한 은유로 시작과 끝을 깨닫게 한다. 자연과 같이 문학은 독자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얻게 하는 치유의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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