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나 죽거든 (견공시리즈 119)


이월란(2012-3)


어떤 여자가 죽은 애완견을 따라
목숨을 버렸단다
인간엄마는 이해하겠단다
분명 싱글이었을 그 여자
친구 따라 강남만 가도 비웃는 차가운 땅에서
선한 짐승의 눈빛 속에
가족을, 자식을, 친구를, 애인을
사람에게처럼 심어두고 살았겠다고
나를 애인처럼 품고 사는 인간엄마에게
나도 일찌감치 일러둔다
혹여 내가 먼저 죽더라도
슬퍼하지도 절망하지도 말고
나 닮은 강아지 한 마리 데리고 와서
꼭 나처럼 이뻐해 주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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