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공사(沙防工事)

2013.07.04 00:11

정용진 조회 수:55

사방공사(沙防工事)
                        정용진
우리 민족이
왜정 압박으로부터 해방이 되고
가난하던 시절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느라
마을 뒷산 나무들을 다 잘라버려
비만 오면 토사(土砂)가 밀려
농사를 망치는지라
우리는 어려서부터
산에 나무를 심는
사방공사에 늘 동원 되었다.

젊어서부터
불의를 보고는 못 견디는 성품이라
29만원 밖에 없어도 호의호식을 누리며 사는
국고찬탈(國庫簒奪)의 대도(大盜)
두환(頭患)이를 보고 못 참아
수시로 욕을 퍼부어 댔더니
어느새 내 머리도 벗겨져
민 대머리가 되었구나.

아부의 대가(大家)
미당(未堂) 서정주 시인이
청와대 초청을 받고서
두환의 번쩍이는 이마를 보고
“오천년 만에 만나는 광채입니다.”하였단다.

오. 오.
파리가 앉으면 낙상을 할
나의 대머리여!
나는 오늘도 이마에 Rogaine을
붓으로 찍어 바르며
세월의 빗물에 밀려간 빈터에
사방공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