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정사

2004.09.12 06:19

박영호 조회 수:231 추천:2

숲 속의 정사

        숲 속에 가면
        나는 내 여인을 만난다
        내 나이와 비슷한 나무 앞에서
        그 동안 모아 놓은
        내 그리움을 풀어놓고
        두 팔로 나무를 껴안아 본다

        가슴 저려오는
        그리움의 긴 강물이
        내게서 나무로
        나무에서 내게로 흘러 내린다

        아, 나무는
        내 사랑 하던 여인 이던가
        목을 넘어가는 우유빛 같은
        유년의 몽글 몽글한 감촉이
        온 몸에 흘러내리고
        바람 같은 외로움이 빠져 나간다
                        
        비로소 나는
        팔을 풀어 나무를 놓아주고
        포근하게 비워진 가슴으로
        밀회의 숲을 빠져 나온다
      
        아, 이젠 이 나이에 나무와 정사까지 하는구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9 어머님 유산 / 석정희 석정희 2005.08.30 32
158 기다림 2 / 석정희 석정희 2005.08.30 19
157 미주 한인들의 간도 되찾기 운동 정찬열 2005.08.29 25
156 금강산 kyuhoyun 2005.08.28 38
155 이렇게 하루를 살고 싶다 권태성 2005.08.28 30
154 김정란, 이승은, 김종삼, 임창현, 오승철 김동찬 2005.08.28 47
153 흰 머리카락 성백군 2005.08.26 26
152 나무.3 정용진 2005.08.26 28
151 세도나 백선영 2004.09.12 7030
150 그림 새 박영호 2004.09.12 105
149 다시 피는 꽃 박영호 2004.09.12 99
148 다도해 물고기 박영호 2004.09.12 91
147 달 이야기 박영호 2004.09.12 97
146 참조기 박영호 2004.09.12 94
» 숲속의 정사 박영호 2004.09.12 231
144 지금은 등불을 밝힐 때 박경숙 2004.09.11 49
143 정갈한 수저 두벌 강학희 2004.09.11 76
142 철로(鐵路)... 천일칠 2005.02.03 19
141 마지막 통화 백선영 2004.09.09 117
140 내가 그린 그림 김동찬 2004.09.11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