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다리

2010.01.22 08:20

유봉희 조회 수:17




유봉희 - [자연의 다리] 2-8





















자연의 다리
유 봉 희






키킹홀스 강에 가서

물이 만든 다리를 보았네

석회암을 빠갠 듯이 뚫어 놓고

바쁘고 시끄럽게 물살이 지나가고 있었네

발 시린 사슴 발자국 몇 개 이고있는

눈 내린 다리 밑으로




저 완강한 바위가 제 몸을 열어

물길은 내어 준 이유가 있을 것이네

처음엔 찰랑 찰랑 거리며

제몸 건드리는 물살을 무시했을까

깊은 상념 자꾸 깨트리는

재재거림이 귀찮않을까

그러다가 달도 별도 없는 밤

마음 놓은 잠깐 사이

물살에 깜박 숨 넘어갈 뻔 했을까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을까

아무리 가벼운 발걸음도

거듭하면 길이 된다는 것을

아무리 부드러운 팔 안에서도

익사할 수 있다는 것을




그런데 뛰어가는 물살들은 알고 있을까

바위가 제 몸을 아프게 열어놓은

그 뜻을

그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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