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2005.08.03 12:50

오연희 조회 수:33

  
      생명/오연희 이른 아침부터 앰브란스 소리 온 동네에 요란하다 개들도 미친듯이 짖어댄다 어느 꺼져가는 생명일까 굵다란 대롱을 통해 마구 쏫구쳐 나온 피 온도를 높여 다시 몸에 집어 넣는 극심한 고통 “오빠, 이것만 하면 살거야” “힘내!…….” 의식이 오락가락 했지만 대롱 속의 피가 그리도 붉었는데 죽음이 그렇게 쉽게 오는 건 아니지 흐르는 시간에 희망을 걸었다 오빠의 파삭한 발가락이 집쪽으로 향하기 전까지는 앰브란스는 그 발가락의 방향을 따라 달렸다 생명이 사그라지는 소리가 그리도 조용했지만 앰브란스 소리도 개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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