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쟁이와 숫자

2005.12.15 03:57

김영교 조회 수:55

어느 날 종이 길바닥에 서있는 숫자들의 집합을 보았다 반듯하게 모자를 쓰고 질서를 감당하는 수련의 행렬 손을 깨끗이 닦은 세월이 눈을 반짝이며 구령을 기다리고 있다 시전(詩田)을 경작하느라 도시가 진땀을 흘리고 민첩한 손놀림과 신속한 두뇌 회전에 그 실존보다 더 작아진 숫자들 그만 엎드린다 그 날 약속 하나를 향해 마음이 운전대를 껴안고 앞서 달리는 질주, 그 힘 서쪽 하늘을 태우고 있다 앉았다 섰다 엎드렸다 일어서는 노을 그 보다 더 정확한 숫자들의 행군이 시어의 음률에 맞추어 글쟁이의 손 안을 빙빙 돌며 종이를 박차고 날아오른다 아싹거리는 맑음 하늘 냄새가 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99 우리집 강민경 2005.12.17 58
1398 새 날을 준비 하며 김사빈 2005.12.18 70
1397 높은 곳과 낮은 곳 김동찬 2005.12.16 452
1396 사진반에서 2 김영교 2005.12.16 61
1395 다리 윤석훈 2005.12.14 51
» 글쟁이와 숫자 김영교 2005.12.15 55
1393 시계 바늘 백선영 2005.12.14 93
1392 순서와 차이 백선영 2005.12.14 212
1391 구름다리 12 오연희 2005.12.14 87
1390 미주 한인 소설 연구(4) 박영호 2005.12.14 633
1389 밤에 와서 우는 새 박영호 2005.12.14 646
1388 9가지 성령의 열매와 메뉴 오영근 2005.12.13 266
1387 시는 05-11 오영근 2005.12.13 129
1386 매일밤 매일아침 오영근 2005.12.13 83
1385 누나 유성룡 2005.12.14 61
1384 북경일기. 1 박정순 2005.12.12 124
1383 미래전략 세미나에 참석한 뒤 박정순 2005.12.12 99
1382 산중시선 강성재 2005.12.12 69
1381 아내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5.12.12 52
1380 감사 / 종파 이기윤 이기윤 2005.12.12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