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이토록 무지근할 때엔

2006.02.17 09:25

최대수 조회 수:98 추천:7

삶이 이토록 무지근할  때엔
차라리 베낭을 메고 산으로 가거라
해동의 겨울산 따스한 바람은
애꿎은 초목만을 쓰담고
어이하여 부살같이 내려 앉는
이 슬픈 가슴은 비껴만 가는가
허리굽혀 오르는 산길의 여인아
흩으러진 쳇머리를 제치고
겨우내 져며둔 너의 두손으로
바닷소금일랑 내 가슴에 확 뿌리거라
문둥이처럼 살아온 인생은 머무름도 없이
부산만 피우며 혼돈의 미래로 뻐져들고  
이제 겨우 초벽을 끝냈는데
언제나 매흙질을 할거나
삶은 그저 우수운거지
휘청휘청 뒤죽박죽 비퉁비퉁
적선 한번 못한 강퍅한 몸둥이엔
온몸의 부수럼이 가려움으로 다가오고
온통 군둥내 나는 이 알몸이
겨울산 봄녁 어귀에서 마지막 신음을 내어도
그래 싸다 정말이지 싸다
칼바람 맞아도 싸다
발길질도 싸다
이참에
산도 기울거라
달도 기울거라
알몸도 추락하거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99 당신을 그리는 마음 2 유성룡 2006.03.01 98
1698 강민경 2006.02.19 87
1697 화가 뭉크와 함께 이승하 2006.02.18 606
1696 얼씨구 / 임영준 뉴요커 2006.02.17 85
1695 그리움(2) 권태성 2007.07.18 25
» 삶이 이토록 무지근할 때엔 최대수 2006.02.17 98
1693 황제 펭귄 정해정 2006.02.15 278
1692 파피 정해정 2006.02.15 70
1691 앤드류 정해정 2006.02.15 122
1690 파피 정해정 2006.02.15 81
1689 네 잎 클로버 정해정 2006.02.15 344
1688 말하는 집 정해정 2006.02.15 284
1687 별 똥 별 정해정 2006.02.15 231
1686 어머니의 가슴에 구멍은 김사빈 2006.02.14 182
1685 봄기운 / 종파 이기윤 2006.02.14 75
1684 바보 어머니 정찬열 2006.02.14 127
1683 안개속에서 / 종파 이기윤 2006.02.14 58
1682 낮선땅 호수에서 / 종파 이기윤 2006.02.14 132
1681 동면 준비 / 종파 이기윤 2006.02.14 140
1680 그곳이 비록 지옥일지라도 장태숙 2006.02.11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