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원에서

2006.09.06 15:50

안경라 조회 수:57 추천:1

먼 길을 달려 낯선 숲속의 밤은 우리를 가만 두지 않는다 아이들은 오십촉 불빛으로 어둠을 몰아 내 무서운 이야기 독촉하고 그대, 맨 바닥보다 단단한 뼈 뒤척이며 뒤척이며 토닥이는 밤 우리를 안고 있는 숲만이 까맣게 눈을 감고 있다 오르는 길 여러갈래 그 정상에 한 끝을 땅에 내리고 한 끝은 하늘에 둔 십자가 서로 다른 옷을 입은 크고 작은 소망들이 기둥을 타고 올라 별이 된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빛에 물들은 밤같이 까만 눈동자* 맨드라미 씨처럼 거기 하늘에 오래도록 묻혀있는 추억 밤도 가고 그대도 가고 오늘 다시 바람은 백필이 넘는 뜨거운 비단이 된다 바람 속에도 물이 있는걸까 살에 부딪쳐 깨진 바람, 땀으로 흐르는 이 후끈한 오후 한 나절 수양관 6호 넓고 시원한 뜰 위에 꽃보다 아름답게 단잠이 든 착한 이름들 고요가 어머니처럼 저들을 감싸고 있는 시간, 수련이 가만히 익어가고 있다 *노래가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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