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원에서
2006.09.06 15:50
먼 길을 달려 낯선 숲속의 밤은
우리를 가만 두지 않는다
아이들은 오십촉 불빛으로 어둠을 몰아 내
무서운 이야기 독촉하고
그대, 맨 바닥보다 단단한 뼈
뒤척이며 뒤척이며 토닥이는 밤
우리를 안고 있는 숲만이 까맣게 눈을 감고 있다
오르는 길 여러갈래
그 정상에 한 끝을 땅에 내리고
한 끝은 하늘에 둔 십자가
서로 다른 옷을 입은 크고 작은 소망들이
기둥을 타고 올라 별이 된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빛에 물들은 밤같이 까만 눈동자*
맨드라미 씨처럼 거기
하늘에 오래도록 묻혀있는 추억
밤도 가고 그대도 가고
오늘 다시 바람은
백필이 넘는 뜨거운 비단이 된다
바람 속에도 물이 있는걸까
살에 부딪쳐 깨진 바람, 땀으로 흐르는
이 후끈한 오후 한 나절
수양관 6호 넓고 시원한 뜰 위에
꽃보다 아름답게 단잠이 든 착한 이름들
고요가 어머니처럼 저들을 감싸고 있는 시간,
수련이 가만히 익어가고 있다
*노래가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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