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과 허공이 손을 잡다 - 新作

2010.08.04 11:27

유봉희 조회 수:58




유봉희 - [허공과 허공이 손을 잡다] 3






















허공과 허공이 손을 잡다
유 봉 희






진분홍꽃 팡팡 터트리며

초록, 초록잎 창창 딛고

내 닫던 나팔꽃

칠월의 정수리까지 올랐다




문득 가던 길 끊어지고

공중에 발이 풀렸다.

받침대도 없고

사다리도 없는 깊은 나락

허우적거리는 저 나팔꽃의 손들

저리 너울대도

춤가락 일 수는 없겠다

춤 일수는 없다




한밤 사이 어찌 깨달았을까

허공과 허공이

서로의 손을 잡았다

절벽 끝에서 길을 여는

난간 밖으로 징검다리를 놓는




하, 칠월의 나팔꽃












유봉희 新.作.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