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
2007.11.08 10:56
정화수에 빠진 달을 안고
끄덕머리 하다, 손 모으고
엎드려, 다시
영산(靈山)님, 영산(靈山)님
마침내 돌아 앉아
손마디 뚝뚝 부러뜨리며
아가, 아가
어미 탯줄 끊어
영묘(靈廟)에 제(祭) 올리고
허물어진 초가(草家)
창 틈에 끼인 하늘을,
문풍지 찢어대는
바람 소리 들으며
굳게 닫힌 문틈으로 엿 본 세상
거울속에 나무가 빠지고
잎들이 헤엄을 치고
새들이 햇빛을 쪼아 먹으며
하늘을 날아 오르더라
어린 눈은 잠들고
영원히 잠들지 않는 새 눈이
맹렬한 바람소리를 만들었다
늘어진 버드나무 줄기를
더듬어 오르면
가지 끝 아스라한 하늘
경사진 밤을 딛고 서서
끝없이 수액을 빨아내던
미미한 줄기의 꿈틀거림
달에는 아직도 토끼가
떡방아를 찧고 있다는 믿음이
온전히 살아있지 않아도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던
끝없는 추락과
그 가속으로
몇번이나 까무라쳤던 아픔을
온 몸으로 부딛치며
썩은 새끼줄 하나로도
산을 감아 올릴
그만큼의 맹렬한 발길질로
쩌엉쩡 소리쳐 볼,
산이 머리 숙이고
발 아래 그늘을 만들 날,
온다.
끄덕머리 하다, 손 모으고
엎드려, 다시
영산(靈山)님, 영산(靈山)님
마침내 돌아 앉아
손마디 뚝뚝 부러뜨리며
아가, 아가
어미 탯줄 끊어
영묘(靈廟)에 제(祭) 올리고
허물어진 초가(草家)
창 틈에 끼인 하늘을,
문풍지 찢어대는
바람 소리 들으며
굳게 닫힌 문틈으로 엿 본 세상
거울속에 나무가 빠지고
잎들이 헤엄을 치고
새들이 햇빛을 쪼아 먹으며
하늘을 날아 오르더라
어린 눈은 잠들고
영원히 잠들지 않는 새 눈이
맹렬한 바람소리를 만들었다
늘어진 버드나무 줄기를
더듬어 오르면
가지 끝 아스라한 하늘
경사진 밤을 딛고 서서
끝없이 수액을 빨아내던
미미한 줄기의 꿈틀거림
달에는 아직도 토끼가
떡방아를 찧고 있다는 믿음이
온전히 살아있지 않아도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던
끝없는 추락과
그 가속으로
몇번이나 까무라쳤던 아픔을
온 몸으로 부딛치며
썩은 새끼줄 하나로도
산을 감아 올릴
그만큼의 맹렬한 발길질로
쩌엉쩡 소리쳐 볼,
산이 머리 숙이고
발 아래 그늘을 만들 날,
온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3819 | 나는 알아요 | 오영근 | 2007.08.23 | 45 |
| 3818 | 채석강 | 박정순 | 2007.08.22 | 50 |
| 3817 | 새 | 박정순 | 2007.08.22 | 53 |
| 3816 | 밥 먹자 | 노기제 | 2007.08.22 | 48 |
| 3815 | 어떤 빛 | 강성재 | 2007.08.21 | 40 |
| 3814 | 반짝반짝 원센트 | 오영근 | 2007.08.21 | 48 |
| 3813 | 세월- 비파주를 마시며 | 성영라 | 2007.08.21 | 39 |
| 3812 | 유필은 눈 안에 묻고<FONT color==ffcc66><SPAN style="FONT-SIZE: 11pt">(시리즈, 3 예문 수필) | 박봉진 | 2007.08.21 | 194 |
| 3811 | 가을잔치-축시 | 박정순 | 2007.08.21 | 50 |
| 3810 | 독도, 33인의 메아리 | 박정순 | 2007.08.21 | 46 |
| 3809 | 마음 앉을 자리 | 성민희 | 2007.09.08 | 49 |
| 3808 | 하나님의 별명 | 오영근 | 2007.08.20 | 54 |
| 3807 | 비섬 | 이월란 | 2008.05.30 | 25 |
| 3806 | 시인의 눈 | 배희경 | 2007.08.19 | 48 |
| 3805 | 천년 그리움이 흐르는 강 | 유성룡 | 2007.08.19 | 49 |
| 3804 | 대왕님표 여주 쌀 | 정용진 | 2007.08.17 | 44 |
| 3803 | 폐가(미주 중앙일보 , 문예마당) 5/18/2009 | 김희주 | 2009.02.06 | 54 |
| 3802 |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여인상 | 유성룡 | 2007.08.16 | 46 |
| » | 예감 | 강성재 | 2007.11.08 | 35 |
| 3800 | 아픔의 전설 | 배희경 | 2007.08.16 | 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