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열쇠
2009.11.23 12:11
잃어버린 열쇠
길을 가다 뒤 돌아본 내 발자국
한결같이
지그재그로 흐트러져 있습니다
발자국을 고치려고
문지르다 보니 지난날의 이야기가
모두 지워져버립니다
외출하여 돌아오면 젤 먼저
손을 내미는 우편함
오늘은 열쇠마저 잃어버렸습니다
열쇠를 잃어버린
우편함에 쌓인 편지들은
이제 영원히 꺼내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스쳐 지나온 정류장
내려야 할 곳을 지나버렸거나
목적지가 아닌데도 내려버린 성급함
이젠 얼만큼의 거리까지 왔는지 모릅니다
아직도 갈길은 아득히 먼데
어디서 날아온 파랑새 한마리
자꾸만 따라 오라고 손짓합니다
나는
우편함의 열쇠를 잃어버렸듯이
길 또한
영원히 잃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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