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시동거는 남자

2010.01.05 16:54

구자애 조회 수:682 추천:64

주가치수가 치솟고 콧노래가 저절로 나오는 날엔
리듬도 일정하고 잡음없는 8기통 중형자동차가 되고
어느날엔 스쿠터가 되어 여린 마디로 이륜 바퀴소리를 내고
돌기같은 일들이 도처에 뻗대고 있는 날엔
높낮이가 푹푹 꺽이는 둔중한 폐차가 되기도 한다
오늘은 여태껏 들어본 적 없는 소리다
엔진이 낡아 버렸는지
어느 혈관이 막혀버렸는지
가다 서고 가다 서고 급기야는 피쉬쉬......

어라, 차가 아주 서 버렸네

다급해진 여자,
본네트처럼 넓고 둥그런 남자의 배를 퉁퉁 친다
이마도 짚어 보고 옆구리도 쿡쿡 찔러 본다
드릉, 드르릉,,, 드,르,르,렁......
10기통 트럭, 다시 시동 걸리기 시작한다
오늘밤도 잠자기는 다 틀렸다
조수석에 누워 뒤척이는 나,
신년 새벽부터 덤프트럭 타고 달려야 한다
어디론가 또, 달리기 시작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밤마다 시동거는 남자 구자애 2010.01.05 682
39 또, 비가 구자애 2010.01.07 619
38 살아내기 5. 구자애 2010.01.05 601
37 하모니카 구자애 2009.12.22 539
36 내 몸 속에 피리가 구자애 2009.12.22 507
35 모퉁이의 눈물은 달다 구자애 2009.05.01 761
34 그거 알아요? 구자애 2009.04.23 740
33 나의 화살은 아직도 살아 있다 구자애 2009.04.20 612
32 Desert gold 구자애 2008.04.06 659
31 억새꽃 구자애 2007.11.09 981
30 뒤집어 보기 구자애 2007.10.31 680
29 환청이 아니었다 구자애 2007.10.23 639
28 전 화 구자애 2007.10.10 658
27 새 벽 구자애 2007.10.09 638
26 피뢰침 구자애 2007.10.07 574
25 이쑤시개 구자애 2007.10.04 536
24 落 照1 구자애 2007.10.02 527
23 동백꽃 구자애 2007.10.01 484
22 한낮의 산란 구자애 2007.09.29 473
21 추석전야 구자애 2007.09.28 460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15,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