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1 06:22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조회 수 24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강민경

 

 

한낮

길가 철조망 넘어 마당이 있는 집

병아리 대 여섯 거느린 어미 닭과

풍채 당당한 수탉의 여유

긴 목이 빠지도록 회를 치며 암 닭을 향해

여기가 낙원이라고 힘주어 외치는

곧은 목울대의 당당함에

집 안과 밖, 고요하던 풍경이 기지개를 켠다


내일이 오늘 같은

밤낮없이 닭장 안에 갇혀서

생을 식용에 저당 잡힌 닭

먹으면 먹을수록 허허하고  

살이 찌면 찔수록 죽을 날이 가까워지니

먹는 것이 다 저주다

 

부모 덕에 재벌이 된 아이들이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공으로 생겼다고 제화나 권세를 함부로 사용하면

저 닭장 안의 닭처럼 곧 비만이 되어

갑질한다는 소리 자주 듣고 당뇨병에 걸리느니

 

풍족하다고 다

낙원은 아니다

그 풍족함이 당당해야 삶이 낙원이 된다

저 마당, 수탉 울음소리 참 맑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1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오연희 2016.07.08 222
730 입춘대길(立春大吉)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2.08 222
729 금단의 열매 1 유진왕 2021.07.25 221
728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20
727 억세게 빡신 새 성백군 2013.11.21 219
726 환생 강민경 2015.11.21 219
725 가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11 219
724 대숲 위 하늘을 보며 2 강민경 2019.07.24 219
723 가을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8 219
722 알러지 박성춘 2015.05.14 218
721 빗물 삼킨 파도 되어-박복수 file 미주문협 2017.11.08 218
720 나를 먼저 보내며 강민경 2018.10.21 218
719 마음자리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2.15 218
718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강민경 2013.11.17 217
717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217
716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 차신재 2015.12.08 217
715 귀중한 것들 / 김원각 2 泌縡 2021.03.07 217
714 그거면 되는데 1 유진왕 2021.07.20 217
713 마지막 기도 유진왕 2022.04.08 217
712 그래야, 허깨비가 아니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9.21 217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