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2 22:32

가을 냄새 / 성백군

조회 수 164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냄새 / 성백군

 

 

길 가다가

한국 마켓에 들렸다

감 밤 대추 석류, 가을 냄새가 뭉클하다

그 냄새 꺾어 집에 가져오려고

이것저것 뒤척이며, 고른다

 

땡볕에 탄 것

바람에 멍든 것

가뭄에, 장마에, 시달려 겉늙은 것

벌레에 먹혀 쭈그러진 것

빼내고, 고르다 보니 남은 것은 몇 안 된다

이것 가지고는 너무 적어

가을 냄새 맡기도 쉽지 않다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1170 - 10012021

 

 

  • ?
    독도시인 2021.10.13 13:03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공감하였습니다
    저 역시 가을에 서성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
    하늘호수 2021.10.19 20:22
    감사합니다
    수확이많으시기를 기원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1 가슴으로 찍은 사진 강민경 2018.10.01 158
550 멈출 줄 알면 강민경 2015.09.06 159
549 가을 총총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18 159
548 왜 화부터 내지요 강민경 2019.12.28 159
547 건널목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6.14 159
546 토순이 1 유진왕 2021.07.18 159
545 까치밥 file 유진왕 2022.09.29 160
544 뜨는 해, 지는 해 강민경 2017.02.28 160
543 파도 하늘호수 2016.04.22 160
542 오월 하늘호수 2017.05.09 160
541 어머니의 마당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5.12 160
540 아!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 김원각 泌縡 2021.01.01 160
539 석양빛 강민경 2017.07.22 161
538 정월 대보름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2.08 161
537 어미 새의 모정 / 김원각 泌縡 2020.10.26 161
536 여행-고창수 file 미주문협 2017.06.29 162
535 폴짝폴짝 들락날락 강민경 2018.11.07 162
534 새해 인사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01 162
533 홍시-2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30 162
532 초승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01 163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