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02 07:49

닭 울음소리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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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울음소리 / 성백군

 

 

새벽

닭 울음소리가

하와이 오지마을 새벽잠을 깨운다

 

계주 주자가

배턴을 주고받으며 릴레이를 하듯

여기저기 가까이서 멀리서 들려오는 저 소리는

여기가 미국이라 하지만 내게는

‘cock-a-doodle-doo’가 아니라 꼬끼~오 꼬~로 들린다

 

저 닭들은 좋겠다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같은 소리를 내도

다 통하니

어딜 가나 언어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그러니 이 새벽에

날이 밝기 전에 우리도 울어보자

언어장애로 고생하는 이민자들이여!

슬프게 기도하면

신의 노여움이 풀려 이 세상 구음이 하나가 되고

방언을 하고, 우리도 닭처럼 꼬끼~오 꼬~

‘cock-a-doodle-doo’로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꼬끼~오 꼬~, 꼬끼~오 꼬~, 꼬끼~오 꼬~, 꼬끼~오 꼬~,……

바벨탐이 무너질 때까지 계속 회개(悔改)하자

 


  1. 대숲 위 하늘을 보며

  2. 대낮인데 별빛이

  3. 대낮 하현달이

  4. 대가업 골목상권

  5. 당신이 나를 안다고요/강민경

  6. 당신의 소신대로

  7. 당신의 당신이기에 / 천숙녀

  8. 당신은 시를 쓰십시오-김영문

  9. 당신은 내 심장이잖아

  10. 당신은 내 밥이야

  11. 당신은 나의 꽃/강민경

  12. 당신과 약속한 장소 / 필재 김원각

  13. 당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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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담쟁이에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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