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24 05:40

강설(降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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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설(降雪) / 성백군


눈이
한꺼번에 하늘 가득 오시면
어쩌란 말인가

내 손은 둘
뿐인데
머리에도 앉고 어깨에도 앉고
땅바닥에 떨어지고, 아깝지 않은가
아프지 않겠는가

소처럼 눈망울 껌벅거리며 눈 속에 넣어보고
개처럼 혓바닥을 내밀어 핥아보고
두 손 손바닥으로 받아 꼭 쥐었더니
없네, 눈물인지 눈 녹은 물인지, 겉만 적셔놓고

어느새 빠져나가
나뭇가지에 있네, 지붕 위에 있네
펄펄 나르네, 나르며 쌓이네
거기 그대로 두고
오래오래 사랑해 달라고
겨울 임이 오시네

   572 - 12272013




  1. 가지 끝에 내가 있다 / 성백군

  2. 가을을 아쉬워하며 / 김원각

  3. 오월 꽃바람 / 성백군

  4. 너무 먼 하늘 / 천숙녀

  5. 등에 등을 기대고 앉아 / 성백군

  6. 납작 엎드린 깡통

  7. 네 잎 클로버

  8. 자꾸 일어서는 머리카락 / 성백군

  9. 가시나무 우듬지 / 성백군

  10.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김원각

  11. 하나님 경외 / 성백군

  12. 2월

  13. 그리움이 익어

  14. 건강한 인연 / 천숙녀

  15. 찡그린 달

  16. 넝쿨 선인장/강민경

  17. 강설(降雪)

  18. 임 보러 가오

  19. 부부는 일심동체라는데

  20. 우리 동네 잼버리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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