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이민 34년
서툰 우리 말을 당연히 여겨
탓 한 일이 없는데
잔뼈가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뜬금없이 엄마 얼굴을 마주하고
참깨와 함께는 어떻게 다르지요 라고
물어 올 때면
확확 닳아 오르는 가슴 속, 요동
부모가 한국인이라는 구심점이
올곧게 박혀 있음의 확인이랄까
맵고 짠, 어쩐지 서러운 바람 헤쳐내다
알게 모르게 못 다 푼 매듭이었을까
설명 안 해도 될 말까지 부풀려
너스레까지 느는 내 순정에
짜증스러워 않는 대견스런 아이들이
축축이 젖은 눈 안으로 들어와
촘촘한 잔주름이 일어선다
미국인 같은 한국인의 어정쩡함을
확 거둬 낸 것 같은 시원스러움에
가슴 훈훈하고, 순간일지라도
이방인이라는 낱말을 거둬낸다
집집이 소식 전하는
우체부의 변함없는 발걸음처럼
마음 구석구석 추스르는 내일이 따뜻하다
시
2014.02.25 19:49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조회 수 241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71 | 시 | 허공에 피는 꽃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7.14 | 94 |
970 | 시 | 행운幸運의 편지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2.25 | 121 |
969 | 시 | 행복하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20.01.11 | 216 |
968 | 시 | 행복은 언제나 나를 보고 웃는다 | 오연희 | 2017.06.30 | 140 |
967 | 시 | 햇빛 꽃피웠다 봐라 | 강민경 | 2017.01.23 | 140 |
966 | 시 | 해와 별의 사랑 이야기 | 하늘호수 | 2016.12.16 | 165 |
965 | 시 | 해를 물고 가는 새들 | 강민경 | 2014.07.02 | 248 |
964 | 시 |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김원각 | 泌縡 | 2020.10.18 | 168 |
963 | 시 | 해 돋는 아침 | 강민경 | 2015.08.16 | 205 |
962 | 시 |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12 | 247 |
961 | 시 | 함께하고 싶다! / 泌縡 김원각 | 泌縡 | 2019.12.20 | 82 |
960 | 시 | 할리우드 영화 촬영소 | 강민경 | 2015.05.13 | 349 |
959 | 시 | 한낮의 정사 | 성백군 | 2014.08.24 | 369 |
958 | 시 |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 오연희 | 2016.11.30 | 274 |
957 | 시 | 한겨울 잘 보냈다고/강민경 | 강민경 | 2019.04.19 | 145 |
956 | 시 | 한 점 바람 | 강민경 | 2015.09.25 | 288 |
955 | 시 | 하와이 등대 | 강민경 | 2019.11.22 | 132 |
954 | 시 | 하와이 단풍 | 강민경 | 2017.10.24 | 202 |
953 | 시 | 하와이 낙엽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5.29 | 156 |
952 | 시 |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 이승욱 | 2014.03.26 | 6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