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푸른 치마폭으로 온 세상을 감싸던
나무와 나뭇잎들
을씨년스런 바람을 맞아들이며
서두에 어떤 당부를 새기고 싶었는가!
가을 속으로 든 색깔, 노랗고 붉다
발이 부르트고 다리가 비틀리도록
버석거리며 세월의 강을 건넌
애 끓임은 간 곳 없고
화려했던 동심을 털어버릴 수 없는
가슴속 회포가 불 바람처럼 회오리친다
흐르는 계절 틈새를 통과하는
푸름과 노랗고 붉은 절정의
단풍 한 잎, 한 잎
피처럼 타는 노을에 자꾸만
앓는 소리를 내며 바스락거린다
바람에 흔들리며 제자리 지키려는
나무와
사람들의
후끈거리는 가슴 내부에
검은 그을음 같은 허무가 스민
빨간 단풍잎의 서러운 가을 축제였다.
.
시
2013.11.23 12:32
단풍 한 잎, 한 잎
조회 수 280 추천 수 2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 | 시 | 산그늘 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9.07.01 | 76 |
30 | 시 | 먼저 와 있네 1 | 유진왕 | 2021.07.21 | 76 |
29 | 시 | 낙엽의 은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27 | 75 |
28 | 시 | 그저 경외로울 뿐 1 | 유진왕 | 2021.07.17 | 74 |
27 | 시 | 누가 너더러 1 | 유진왕 | 2021.08.15 | 74 |
26 | 시 | 별처럼-곽상희 1 | 곽상희 | 2021.02.26 | 73 |
25 | 시 | 또 배우네 1 | 유진왕 | 2021.07.29 | 72 |
24 | 시 | 돌아온 탕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1.23 | 72 |
23 | 시 | 정월 대보름 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05 | 71 |
22 | 시 | 우리 모두가 기쁘고, 행복하니까!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12.07 | 71 |
21 | 시 | 볏 뜯긴 수탉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3.23 | 71 |
20 | 시 |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 강민경 | 2019.05.04 | 70 |
19 | 시 | 저 흐느끼는 눈물 - 김원각 | 泌縡 | 2020.02.27 | 70 |
18 | 시 | 파도의 고충(苦衷)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1.27 | 69 |
17 | 시 | 참회 1 | 유진왕 | 2021.07.22 | 69 |
16 | 시 | 봄 그늘 | 하늘호수 | 2018.03.21 | 67 |
15 | 시 | 낙화의 품격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6.08 | 64 |
14 | 시 | 호수 위에 뜨는 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28 | 63 |
13 | 시 | 꽃은 다 사랑이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14 | 55 |
12 | 시 | 그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22 | 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