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단상/ 성백군
봄 여름
사느라 물든 나뭇잎
늦가을 바람에 떨어집니다
세월 앞에서는 어찌할 수 없다고
그동안 잡고 있던 나뭇가지를
힘없이 놓고 떠나가는 낙엽,
발걸음이 허공에서 비틀거립니다
만나고 헤어짐이 내 뜻이 아니었다고
보내고 떠나감에 무심할 수야 없지요
살면서 들은 정
나목은 속이 타는지 겉까지 까맣고
낙엽은 입 대신 몸으로 흐느낍니다
돋는 나뭇잎은
힘들어도 낙이더니
떨어지는 나뭇잎은 고와도 쓸쓸하다고
11월 바람도 울고 갑니다.
태아의 영혼
몽돌과 파도
2월
겨울 홍시
문자 보내기
강설(降雪)
낙엽 한 잎
나무 요양원
담 안의 사과
등외품
초승달이 바다 위에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장미에 대한 연정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단풍 한 잎, 한 잎
억세게 빡신 새
낙엽단상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갓길 불청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