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3 13:03

배설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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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 / 성백군

 

 

아파트 게시판에 절수공고가 나붙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둘러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아직 변 볼 시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오래 공을 들였지만, 결국 짐 싸 들고 집을 나왔다

 

노숙자들이 유독

화장실 주변으로 많이 모여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어차피 노숙이니

먹고 자는 것이야 아무 데나 상관없지만

싸는 곳만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 아닐까

 

멀쩡한 땅바닥이 갈라져 도시 건물이 무너지고

쓰레기가 갈 곳이 없어 태평양 가운데서 섬이 되고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수거가 거부된 스티로폼, 폐비닐이 장바닥에서 데모하고

성장에만 취해 대책 없이 앞으로만 달리다가 퇴로마저 끊겨

길바닥에서 헤매는 우리네 삶

 

배설이 중요하다

먹어야 살지만 싸지 못하면 죽는다

오래 참다가  뒤로 터진,

이 쾌변! 오늘 저녁밥은 뚝딱.

조국도, 지구촌 여기 저기 그늘진 곳마다

막혔던 숨통이 터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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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비와의 대화

  14. 시간의 길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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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절제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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