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2 22:32

가을 냄새 / 성백군

조회 수 154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냄새 / 성백군

 

 

길 가다가

한국 마켓에 들렸다

감 밤 대추 석류, 가을 냄새가 뭉클하다

그 냄새 꺾어 집에 가져오려고

이것저것 뒤척이며, 고른다

 

땡볕에 탄 것

바람에 멍든 것

가뭄에, 장마에, 시달려 겉늙은 것

벌레에 먹혀 쭈그러진 것

빼내고, 고르다 보니 남은 것은 몇 안 된다

이것 가지고는 너무 적어

가을 냄새 맡기도 쉽지 않다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1170 - 10012021

 

 

  • ?
    독도시인 2021.10.13 13:03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공감하였습니다
    저 역시 가을에 서성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
    하늘호수 2021.10.19 20:22
    감사합니다
    수확이많으시기를 기원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3 " 이제 알았어요 " " NOW I KNOW " young kim 2021.03.23 188
982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차신재 2016.02.25 1948
981 (동영상 시) 내 잔이 넘치나이다 My Cup Runneth Over! 동영상시 2 차신재 2016.07.28 380
980 (동영상 시) 석류 - 차신재 Pomegranate -Cha SinJae, a poet (Korean and English captions 한영자막) 1 차신재 2022.06.05 334
979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309
978 (동영상시) 어느 따뜻한 날 One Warm Day 차신재 2016.12.01 74607
977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 차신재 2015.12.08 200
976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차신재 2015.08.09 587
975 (동영상시) 나는 시골버스 차장이 되고 싶었다 - I Wanted To Become A Country Bus Conductor 차신재 2015.08.20 553
974 (동영상시) 나비의 노래 A Butterfly's Song 차신재 2015.09.27 345
973 (동영상시) 새해를 열며 2 차신재 2017.02.23 379
972 (동영상시) 아무도 모르는 일- 차신재 The Affair No One Knows 차신재 2015.09.01 531
971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289
970 (동영상시) 한 여름날의 축제 An Exilarating Festivity On A Mid Summer Day 차신재 2015.09.12 450
969 - 술나라 김우영 2013.10.22 307
968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55
967 10월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0.04 144
966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오연희 2015.10.01 535
965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202
964 10월의 형식 강민경 2015.10.07 19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