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3 13:03

배설 / 성백군

조회 수 1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배설 / 성백군

 

 

아파트 게시판에 절수공고가 나붙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둘러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아직 변 볼 시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오래 공을 들였지만, 결국 짐 싸 들고 집을 나왔다

 

노숙자들이 유독

화장실 주변으로 많이 모여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어차피 노숙이니

먹고 자는 것이야 아무 데나 상관없지만

싸는 곳만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 아닐까

 

멀쩡한 땅바닥이 갈라져 도시 건물이 무너지고

쓰레기가 갈 곳이 없어 태평양 가운데서 섬이 되고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수거가 거부된 스티로폼, 폐비닐이 장바닥에서 데모하고

성장에만 취해 대책 없이 앞으로만 달리다가 퇴로마저 끊겨

길바닥에서 헤매는 우리네 삶

 

배설이 중요하다

먹어야 살지만 싸지 못하면 죽는다

오래 참다가  뒤로 터진,

이 쾌변! 오늘 저녁밥은 뚝딱.

조국도, 지구촌 여기 저기 그늘진 곳마다

막혔던 숨통이 터졌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16 봄, 낙화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18 172
1315 낮달 강민경 2005.07.25 173
1314 시인이여 초연하라 손홍집 2006.04.08 173
1313 진달래 성백군 2006.05.15 173
1312 소라껍질 성백군 2008.07.31 173
1311 강설(降雪) 하늘호수 2016.03.08 173
1310 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17 173
1309 시조 내 시詩는 -봄비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14 173
1308 나에게 기적은 강민경 2020.01.22 173
1307 시조 뜨겁게 풀무질 해주는 나래시조, 50년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14 173
1306 늙은 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14 173
1305 겨울의 무한 지애 강민경 2015.12.12 174
1304 물고기의 외길 삶 강민경 2017.08.03 174
1303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고백(4)- 작은나무 2019.04.27 174
1302 어머님의 불꽃 성백군 2006.03.14 175
1301 신선과 비올라 손홍집 2006.04.07 175
1300 진실게임 2 이월란 2008.04.27 175
1299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6.12.26 175
1298 전자기기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11 175
1297 어쨌든 봄날은 간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5.26 175
Board Pagination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