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느러미 퍼덕대는 푸른 파도
멎어 있다
유리벽 안쪽에 말라붙어 있는 바다 냄새
깨우면 눈을 뜰 것 같은 침묵 위에 길게 누워 있다
그 해 여름
라 메르*를 거실에 끌어다 놓고
파도소리를 듣고 또 들었다
어느 듯 심장박동이 필터 펌프가 된다
산호 촌을 지나 해초 섬을 돌아
수중 궁궐로 가는 살 시린 해저관광이
육로로 길을 튼 아침
거대한 공간을 빠져나올 수 없어
어쩌다 눈 마주치면
수평선 멀리
쏴 쏴 덮쳐 오는
바다의 뜨거운 숨소리
투명을 뜛고 나를 휘 젓는다
산성비 내리는 해안
이제
물새들마저 저만치 밀려 옮겨 가버린
내 빈 어항 가슴
신발 밑에 밟혀 비명을 지르던 흙
배꼽까지 채워주니
초록을 뿌리 채 보담아
햇살 기웃거릴 때 마다
비운 만큼 작은 숲이 자란다
빈 어항만큼 울창해지는 가슴 하나.
*바다 (La Mer)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50 | 내일에 관하여 | 김영교 | 2006.09.22 | 68 |
549 | 하나님과의 대담 | 김영교 | 2004.05.03 | 69 |
548 | MOMENTS IN LIFE | 김영교 | 2004.06.18 | 69 |
547 | 추억의 사람들 | 김영교 | 2006.12.17 | 69 |
546 | 감사기도 | 김영교 | 2007.02.09 | 69 |
545 | 순례자의 길을 | 김영교 | 2003.05.21 | 70 |
544 | 문우생일까지 챙긴 수필밤 | 김영교 | 2005.12.17 | 70 |
543 | 별 | 김영교 | 2005.11.29 | 70 |
542 | 어록 | 이민자(2/28/06 | 2006.02.28 | 70 |
541 | 인생에서 리더가 되는 5가지 S♣ | 김영교 | 2006.07.01 | 70 |
540 | - 마음에 무엇을 담겠습니까? - | 김영교 | 2006.07.04 | 70 |
539 | 더 행복한 사람 | 김영교 | 2007.02.07 | 70 |
538 | 기억이 이편에 앉아있네 | 김영교 | 2019.09.23 | 70 |
537 | 형체도 없는 것이 1 | 김영교 | 2006.01.03 | 71 |
» | 화분이 된 빈 어항 | 김영교 | 2006.01.28 | 71 |
535 | 가장 멋진 인생 | 김영교 | 2006.08.31 | 71 |
534 | 보기를 원하나이다 | 김영교 | 2005.03.02 | 72 |
533 | 레인보 초대 | 김영교 | 2006.02.04 | 72 |
532 | Paying the last respect | 김영교 | 2006.08.15 | 72 |
531 | 포푸라 나무 합창이 들리듯 - 김영교 1 | 김영교 | 2018.04.07 | 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