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느러미 퍼덕대는 푸른 파도
멎어 있다
유리벽 안쪽에 말라붙어 있는 바다 냄새
깨우면 눈을 뜰 것 같은 침묵 위에 길게 누워 있다
그 해 여름
라 메르*를 거실에 끌어다 놓고
파도소리를 듣고 또 들었다
어느 듯 심장박동이 필터 펌프가 된다
산호 촌을 지나 해초 섬을 돌아
수중 궁궐로 가는 살 시린 해저관광이
육로로 길을 튼 아침
거대한 공간을 빠져나올 수 없어
어쩌다 눈 마주치면
수평선 멀리
쏴 쏴 덮쳐 오는
바다의 뜨거운 숨소리
투명을 뜛고 나를 휘 젓는다
산성비 내리는 해안
이제
물새들마저 저만치 밀려 옮겨 가버린
내 빈 어항 가슴
신발 밑에 밟혀 비명을 지르던 흙
배꼽까지 채워주니
초록을 뿌리 채 보담아
햇살 기웃거릴 때 마다
비운 만큼 작은 숲이 자란다
빈 어항만큼 울창해지는 가슴 하나.
*바다 (La 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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