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4 14:56

황혼에 핀꽃

조회 수 1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황혼에 피는 꽃/강민경                           

 

 

조금 일찍 가을을 맞았더라면

어떤 모양의 황혼 꽃을 피웠을까

 

언제나 둘이 손 꼭 잡고 정답던

그이와 나의 눈에 뛰어든

28층에 사시는 팔순 넘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오늘도 현관문 앞 의자에 몸 기대고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신다

가까이 다가가서 귀 기울여봐도 들을 수는 없지만

멈추지 않는 저 정겨움

속살이 보이도록 곱게 빚어 내린

하얀 머리카락이 활짝 핀 수국 같습니다

 

그들의 눈 잣대에도

두 손 꼭 잡고 들고 나는 우리 부부의 모습이

다정다감하게 보였던지

언제부터인가 한쪽 눈 찡긋

엄지손 가락 치켜세우며 최고라는  

어린아이 같은, 순정 어린 사랑의 인사말

어느새 가깝고 훈훈한 이웃사촌이 되었습니다

 

사소한 표현으로도

뜨끈뜨끈한 정 나누며 즐겁게 사는 우리 부부도

저들처럼 나이 구별 없이 아름다워 보일까!

황혼에 피는 인화(人和) 한 폭

일상의 청량(淸凉)한 아침 햇살입니다

 

   *인화(人和):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서로 화합함.

   *청량(淸凉): (소리가) 맑고 깨끗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76 탄탈로스 전망대 강민경 2018.03.02 118
1275 닭 울음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02 191
1274 물구나무서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22 119
1273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8.02.20 140
1272 나의 변론 강민경 2018.02.13 314
1271 겨울바람의 연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12 154
1270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2.04 307
1269 이끼 같은 세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1.24 147
1268 거리의 악사 강민경 2018.01.22 176
1267 숨은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1.18 171
1266 가로등 불빛 강민경 2018.01.14 148
» 황혼에 핀꽃 강민경 2018.01.04 162
1264 산기슭 골바람 하늘호수 2018.01.04 190
1263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92
1262 별천지 하늘호수 2017.12.12 308
1261 대낮인데 별빛이 강민경 2017.12.07 205
1260 밥 타령 하늘호수 2017.12.01 195
1259 작은 꽃 강민경 2017.11.26 247
1258 상현달 강민경 2017.11.20 234
1257 사랑의 흔적 하늘호수 2017.11.18 172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