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6 13:49

두개의 그림자

조회 수 21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두 개의 그림자/강민경                           

 

 

밤길을 가다가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내 크고 작은 두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아이 적에는 어려서 몰랐고

장성한 뒤에는 철이 들어서 안 보였던

크고 작은 가로등 불빛이 거미줄처럼 얽혀

길인 듯 나와 하나를 이루고

거리를 좁혔다 넓혔다 끝없이 따라옵니다

시를 짓듯 소설을 쓰듯……

 

그들의 문장을 읽으려고

내가 두 눈을 반짝이면 반짝일수록

작은 내 그림자는 또렷해지고

키 큰 내 그림자는

어느새 저만치 희미해집니다.

 

세상사

외줄 타듯 살아온 내 삶이 나도 모르게

두 그림자 사이에서 오락가락합니다

그림자도 덩달아 서성거립니다

그동안 오래 살았다고

이제는 한쪽을 선택할 때라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인지 아직도

희미하게 사라지는 그림자가 더 크게 보이니

가로등 불빛 내 나이를 태우나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6 꽃보다 청춘을 강민경 2017.05.12 206
1035 당신은 내 밥이야 강민경 2019.11.19 206
1034 비명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구나 / 김원각 泌縡 2020.12.05 206
1033 시조 먼 그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25 206
1032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206
1031 우회도로 천일칠 2005.02.11 207
1030 쌍무지개 강민경 2005.10.18 207
1029 사랑의 꽃 유성룡 2006.01.29 207
1028 대화(對話) 이은상 2006.05.05 207
1027 나는 마중 물 이었네 강민경 2012.02.15 207
1026 인사(Greeting)의 중요성 박성춘 2012.04.19 207
1025 불타는 물기둥 강민경 2015.08.03 207
1024 봄기운 : (Fremont, 2월 26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1 207
1023 대낮인데 별빛이 강민경 2017.12.07 207
1022 신(神)의 마음 작은나무 2019.03.29 207
1021 너의 유혹에 빨려드는 나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6.12 207
1020 시조 물소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5 207
1019 소화불량 / 성배군 하늘호수 2023.02.21 207
1018 첫눈 (부제: 겨울 나그네) 강민경 2008.04.06 208
1017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8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