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 성백군

 

 

바닷가에서

일렬횡대로 선 방풍림 야자나무

잎들이 바람에 쓸릴 때, 그 중

떠오르는 한 여자가 있다

 

흩어지는 머리카락 추스를 생각도 않고

넋 나간 사람처럼 수평선만 바라보는 저 모습

아직도 나를 잊지 못하는 그리움인가

아득하여

더듬어 찾아 나서는데

!, 코코넛 열매가 폭탄처럼

내 어깨를 스치며 발밑에 떨어진다

 

깨우지 말고 그대로 두란다

흐느끼는 사람은 흐느끼는 대로

꿈꾸는 사람은 꿈꾸는 그대로 두고

너는 네 갈 길로 가란다

 

그렇겠구나

야자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면

그 여자의 머리카락이 기억에서 깨어나 가지런해지면

바람은 내게로 와

나를 흔들어 내 일상이 무너지고

한평생 일군 내 가정은 깨어지고

그렇겠구나! 착한 내 아내가…….

 

흔들어라

바람에 쓸리는 야자나무 넓은 잎이여,

추억 속에 남아있는 여자의 검은 머리카락이여,

흔들리면서 그리움을 지울 수 있다면

그리움이 내게로 찾아와 비밀이 된다면

흔들어라, 가끔 바람 없는 날이면

아무도 모르게 나도 살짝살짝 흔들려 보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76 성백군 2006.03.14 218
2075 3월 강민경 2006.03.16 165
2074 세계에 핀꽃 강민경 2006.03.18 200
2073 불멸의 하루 유성룡 2006.03.24 215
2072 살고 지고 유성룡 2006.03.24 143
2071 한통속 강민경 2006.03.25 154
2070 유성룡 2006.03.28 310
2069 네가 올까 유성룡 2006.03.28 228
2068 4월의 하늘가 유성룡 2006.03.28 236
2067 내 사월은 김사빈 2006.04.04 193
2066 물(水) 성백군 2006.04.05 170
2065 마늘을 찧다가 성백군 2006.04.05 363
2064 꽃비 강민경 2006.04.07 213
2063 신선과 비올라 손홍집 2006.04.07 175
2062 봄의 부활 손홍집 2006.04.07 219
2061 축시 손홍집 2006.04.07 273
2060 시지프스의 독백 손홍집 2006.04.07 340
2059 [칼럼] 한국문학의 병폐성에 대해 손홍집 2006.04.08 320
2058 거울 유성룡 2006.04.08 181
2057 시적 사유와 초월 손홍집 2006.04.08 581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