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 꽃, 아름다운 / 김영교
2016.04.23 07:47
파피 꽃, 아름다운
파피 꽃 아름다운 마을에 식당 하는 시인친구 살고 있다
오른 팔을 다친 장기 장애인을
매일 새벽마다 만나주는 맥도날드 씨
2시간 왼손으로 시를 쓰고
나머지 하루 22시간 온몸으로 인생을 쓰는
시인을 바라본다
시를 되씹고
힘줄처럼 질긴 불경기를 냅다씹다 덜커덕거리는 이빨
그 몹쓸 치통 사이
사람 냄새풍기며 성한 시가 걸어나온다
어깨가 으스러지도록 일을 해도
발길 뜸한 식당
문 열러있어도 닫혀 있어
핏방울 시詩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그가 살아가는 힘, 대나무 밭의 바람줄기
아, 시통詩痛임에야
파피꽃을 흔드는 위로바람아 -
남아있는 외팔을 막대딸처럼 아끼며
어루만지는 마음
물밀듯 밀려와
맥도날드 씨도 막 핀 사막 꽃도 글썽이게 만든다
세월 속에 숙성된 시어들, 그 힘으로 지붕을 떠받히는-
아침햇살 퍼지는 창살, 문풍지 다정한 여닫이 문
폭우 쏟아지는 늦은 밤, 불 밝히고 기다리는 고향집
따뜻한 아랫목, 쉼이 있는 집 한 체
시집(詩集)을 짓자, 친구여
이민언덕에 파피 꽃 아름다운 시집을 짓자, 친구여!
-김병현 시인 영전에 -
댓글 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70 | 시 창작 - 나팔꽃 / 김영교 [1] | 김영교 | 2017.05.22 | 18466 |
669 | 여행수필 - 그리움은 흘러 / 김영교 [5] | 김영교 | 2017.05.22 | 9571 |
668 | 시 창작 - 셀폰소리 / 김영교 [3] | 김영교 | 2017.05.22 | 9151 |
667 | 신작시 - 우린 같은 방에 / 김영교 3/26/2017 [2] | 김영교 | 2017.03.26 | 8973 |
666 | 시 창작 - 나루터와 나룻배 - 김영교 [2] | 김영교 | 2017.07.14 | 8938 |
665 | 3월의 단상(斷想) / 김영교 [8] | 김영교 | 2018.03.07 | 4581 |
664 | 창작 시 - 날개와 지휘봉 / 김영교 [8] | 김영교 | 2017.10.04 | 4332 |
663 | 에니미모 | 김영교 | 2010.12.13 | 1579 |
662 | 가장 아름다운 나무(Loveliest of Trees)/번역 | 김영교 | 2007.02.28 | 1482 |
661 | 수필 - 이름 꽃 / 김영교 [17] | 김영교 | 2018.02.07 | 1364 |
660 | 수필 - 스카티가 남긴 자국 / 김영교 [10] | 김영교 | 2017.04.11 | 1344 |
659 | 수필창작 - 길이 아니거든 가지마라 / 김영교 | kimyoungkyo | 2018.08.08 | 1254 |
658 | 창작 시 - 가을표정 3 - 밤과 한가위 /김영교 [4] | 김영교 | 2017.10.13 | 1209 |
657 | 창작 시 - 들꽃 학교 / 김영교 [9] | 김영교 | 2017.09.17 | 1196 |
656 | 쉬어가는 의자 | 김영교 | 2016.11.06 | 1152 |
655 | 신작 수필 - 어머니날 단상 / 김영교 [5] | 김영교 | 2017.05.13 | 1134 |
654 | 창작 시 - 가을표정 4 - 호박 오가리 /김영교 [8] | 김영교 | 2017.10.16 | 1101 |
653 | 창작 시 - 배경에 눕다 / 김영교 [6] | 김영교 | 2017.09.23 | 1092 |
652 | 수필 창작- 바튼 기침소리 - 김영교 [5] | 김영교 | 2017.10.18 | 1091 |
651 | 창작 시 - 답답한 이유를 묻거든 / 김영교 [1] | 김영교 | 2017.10.24 | 1086 |
선생님 안녕하세요?
건강하시고 열심히 사시는군요.
김병현 시인님과 자 ㄹ아시는군요.
저는 그분 기억이 안나지만 참 좋은 분이시고 좋은 글 쓰셨던 것을 책에서 기억합니다.
저도 그분 영전에 머리를 숙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미자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