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거름 녘 건너 - 김영교

 

흐르는 게 강물뿐인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때로는 잊기도

빛바래기도

사라지기도 하고

더러는 저물어 아픈 흔적으로 남아

 

땅속 깊이 뿌리내린 우정의 나무에는

봄이 오면 애쓰지 않아도 언제나 새싹의 기척소리

빈번한 왕래는 마음에 길 터

씨 뿌리는 수고를 거처

사랑의 샘 정(情)물을 퍼 올린다

 

바람 높은 추운 겨울

아랫목에 고요히 앉아

오래 묵었던 기억들을 꺼내보노라면

김 오르는 고마운 순간들 떼 자어 문안한다

 

사는 게

함께 흘러가는 것

바람과 구름,

해질녘이나 어스름한 달밤

흘러 길고 먼 강, 휘돌아 저쪽 이편 사이

사랑의 다리 하나

세월을 지탱하는 깊은 뿌리

2017년 5월 서울방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 수필창작 -사람 손수건 - 김영교 김영교 2019.09.01 88
49 헌시( 獻詩 ) - 그 곳을 향하여 친구는 / 김영교 김영교 2017.11.02 87
48 수필 창작 - 겨울 표정 / 김영교 4-5-2019 김영교 2019.04.05 85
47 퇴고수필 - 그 때 그 곳은 / 김영교 [2] 김영교 2017.01.19 85
46 시 창작 하늘 보자기 김영교 김영교 2019.11.02 83
45 퇴고 시 - 잡아줄 손 / 김영교 [2] 김영교 2017.01.17 83
44 신작시 - 길 위에서 / 김영교 2/26/2017 [2] 김영교 2017.03.26 83
43 감상문 - 언브로큰이 강추의 손짓으로 / 김영교 [2] 김영교 2017.01.18 80
42 신작 시 - 손님, 오늘 손님 / 김영교 [2] 김영교 2017.01.01 78
41 담쟁이 / 김영교 10/23/2017 file 김영교 2015.04.09 77
40 수필 창작 - 거리두기 병문안 /김영교 4-12-2020 김영교 2020.04.05 76
39 수필 창작 - 줄 두 개가 / 김영교 김영교 2017.11.03 76
38 시 창작 - 보라색 음성 / 김영교 [4] 김영교 2017.05.25 75
» 신작 시 - 해거름 녘 건너 / 김영교 [2] 김영교 2017.05.13 74
36 창작수필 - 깍두기 별 / 김영교 [2] 김영교 2017.04.05 72
35 수필 - 사라의 작은 전시회 / 김영교 [2] 김영교 2017.04.13 70
34 파피 꽃, 아름다운 / 김영교 [2] 김영교 2016.04.23 70
33 퇴고 수필 - 쌍무지개 / 김영교 [2] 김영교 2017.03.21 67
32 신작수필 - 두 얼굴의 미소 / 김영교 [2] 김영교 2017.01.19 66
31 수필 창작 - 청포도 강의를 듣다 / 김영교 11-11-2017 김영교 2017.11.11 65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23
어제:
19
전체:
648,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