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 나를 밀어 넣고 - 김영교

 

아침 산책은

햇볕 안으로 나를 밀어 넣고 휘젓기 시작한다


호흡이 먼 데까지 데리고 가는 통에

답답이 훌러덩 옷을 벗는다

발걸음마다

맑게 돌아가는 피톨들 조잘대는 냇물소리 낸다


너무 무성한 무관심 잎줄기들

내 마음의 바닥 흙들이 일광욕을 하면서 베어진다

조바심을 뚫고 목을 빼고 나온 알몸의 시선

싱싱한 초록 잎이 절정일 때를

기대에 차서 껴안는다


말을 아낀 침묵의 시간은 빛 가운데로 나를 밀어 넣고

으깬다, 무릎이 일어설 때까지

짙은 초록이 너풀대며 덮쳐온다


엽맥 저 아래서도 숨결 고와

빛이 일어서니 어둠은 가고

밤이 낮으로 흘러 건너오는 밝은 뻗음

목숨

무수히 꽃피고 또 피는 몸짓 한 가닥

내 안에.


2017 미주문학 겨울호-


동창 이문구작품99D76E505A93C1591740B8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0 창작수필 - 옷이 사람을 입을 때 / 김영교 [3] 김영교 2017.05.29 53
569 시 창작 - 보라색 음성 / 김영교 [4] 김영교 2017.05.25 75
568 수필 - 풍경속의 지푸라기 / 김영교 [4] 김영교 2017.05.25 108
567 시 창작 - 셀폰소리 / 김영교 [3] 김영교 2017.05.22 9151
566 시 창작 - 나팔꽃 / 김영교 [1] 김영교 2017.05.22 18466
565 여행수필 - 그리움은 흘러 / 김영교 [5] 김영교 2017.05.22 9571
564 창조문예 - 물의 길 / 김영교 [8] 김영교 2017.05.19 305
563 신작수필 - 스마트 바보 / 김영교 [10] 김영교 2017.05.15 397
562 신작 수필 - 어머니날 단상 / 김영교 [5] 김영교 2017.05.13 1134
561 신작시 - 윌슨(Wilson) 공원 / 김영교 [2] 김영교 2017.05.13 173
560 신작 시 - 해거름 녘 건너 / 김영교 [2] 김영교 2017.05.13 74
559 수필 - LAX 공항에서 / 김영교 4-16- 2017 [7] 김영교 2017.04.16 148
558 수필 - 사라의 작은 전시회 / 김영교 [2] 김영교 2017.04.13 70
557 수필 - 반려식물 / 김영교 [1] 김영교 2017.04.13 92
556 수필 - 스카티가 남긴 자국 / 김영교 [10] 김영교 2017.04.11 1344
555 신작시 - 껴안고 있었다 / 김영교 [8] 김영교 2017.04.09 261
554 신작시 - 내 마음의 소원 / 김영교 [6] 김영교 2017.04.08 129
553 신작시 - 넘보지 마라 겨울나무를 / 김영교 4-8-2917 [3] 김영교 2017.04.08 199
552 신작수필 - 눈물이 왜 날까 / 김영교 4-6-2017 [7] 김영교 2017.04.06 105
551 신작시 - 약속 의자 / 김영교 [4] 김영교 2017.04.05 57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4
어제:
16
전체:
648,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