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11 10:05

가을나무

조회 수 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을나무

정용진 시인

 

태양빛이 얇아지고

지나는 바람결이 소슬해지면

시냇가에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듯

나뭇잎들을 하나 둘 떨구면서

가을 나무가 하는 말이

예사롭지 않다.

 

너무 뜨겁던 날 괴로웠다.

폭풍우가 쏟아지던 밤이 힘들었다.

성숙한 과일들이

지체에서 떨어져가던 날

마음이 몹시 아팠다.

찬 서리가 내리치던 초겨울

끝내 뜨겁고 붉은 눈물을 흘렸다.

 

가을 나무는 벗은 채

신 앞에 홀로서는

단독자의 자세로

지난 삶을 심판 받는다.

내면 깊숙이 고뇌의 흔적으로

가슴 속에 둘려지는 연륜(年輪).

 

가을 나무는

알몸으로 서서 흰 눈을 기다리며

가지마다 볼록볼록

생명의 꽃봉오리를 키우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28 기미 3.1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축시 정용진 2019.02.22 86
2127 파묻고 싶네요 / 泌縡 김 원 각 泌縡 2020.02.06 86
» 가을나무 정용진 2021.02.11 86
2125 시조 한 숨결로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8 86
2124 고향 흉내 1 유진왕 2021.07.13 86
2123 손 들었음 1 file 유진왕 2021.07.25 86
2122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려무나 1 유진왕 2021.08.17 86
2121 꽃들의 봄 마중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3.12 87
2120 우리는 마침내 똑같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17 87
2119 청춘은 아직도 강민경 2019.08.06 87
2118 뜨는 해, 지는 해 / 강민경 강민경 2020.09.27 87
2117 시조 안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6 87
2116 시조 나팔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0 87
2115 미얀마 1 file 유진왕 2021.07.15 87
2114 시조 영원한 독도인 “최종덕”옹 / 천숙녀 독도시인 2021.07.18 87
2113 마누라가 보험입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9.07 87
2112 박영숙영 영상시 모음 file 박영숙영 2021.01.26 88
2111 우리 둘만의 위해 살고 싶다 / 김원각 泌縡 2020.07.15 88
2110 와이키키 잡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15 88
2109 시조 뒤안길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18 88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