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림 한 장

2003.11.28 04:53

김영교 조회 수:498 추천:186

                김영교

그 방에
오랫만에
또 하나의 그림이 붙었다

'소꼬리 살라드'
그녀가 개발한 영특한 일미
펄 펄 끓는 물에 투신한 긴 시간
참을성 없는 나를 목 메이게 한다

턱 밑에 있는 바다가 그렇게 유혹해도
눈길 한번 안 주고
하루 종일 실내 부엌 바다를 통통 물결치며
냉장고 해안을 길게 짧게 오가며
바쁜 손발 놀림으로 물장구 쳐
우정 있는 식탁을 향기롭게 상 차린다

아름다운 마음이 촛불 켜 들고
향기와 맛을 편안하게 누릴 때  금새 행복해 지는 여심(女心)
해녀의 망태에 담긴 땀에 살찐 수고가 나의 행복이라니...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투신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내 모습

해질 녘
목덜미에 냉기가 스밀 때
애들의 함성이 사방에서 들려 온다
이 정겨운 그림이 나를 부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70 시 창작 - 나팔꽃 / 김영교 [1] 김영교 2017.05.22 18466
669 여행수필 - 그리움은 흘러 / 김영교 [5] 김영교 2017.05.22 9571
668 시 창작 - 셀폰소리 / 김영교 [3] 김영교 2017.05.22 9151
667 신작시 - 우린 같은 방에 / 김영교 3/26/2017 [2] 김영교 2017.03.26 8973
666 시 창작 - 나루터와 나룻배 - 김영교 [2] 김영교 2017.07.14 8938
665 3월의 단상(斷想) / 김영교 [8] 김영교 2018.03.07 4581
664 창작 시 - 날개와 지휘봉 / 김영교 [8] 김영교 2017.10.04 4332
663 에니미모 김영교 2010.12.13 1579
662 가장 아름다운 나무(Loveliest of Trees)/번역 김영교 2007.02.28 1482
661 수필 - 이름 꽃 / 김영교 [17] 김영교 2018.02.07 1364
660 수필 - 스카티가 남긴 자국 / 김영교 [10] 김영교 2017.04.11 1344
659 수필창작 - 길이 아니거든 가지마라 / 김영교 kimyoungkyo 2018.08.08 1254
658 창작 시 - 가을표정 3 - 밤과 한가위 /김영교 [4] 김영교 2017.10.13 1209
657 창작 시 - 들꽃 학교 / 김영교 [9] 김영교 2017.09.17 1196
656 쉬어가는 의자 김영교 2016.11.06 1152
655 신작 수필 - 어머니날 단상 / 김영교 [5] 김영교 2017.05.13 1134
654 창작 시 - 가을표정 4 - 호박 오가리 /김영교 [8] 김영교 2017.10.16 1101
653 창작 시 - 배경에 눕다 / 김영교 [6] 김영교 2017.09.23 1092
652 수필 창작- 바튼 기침소리 - 김영교 [5] 김영교 2017.10.18 1091
651 창작 시 - 답답한 이유를 묻거든 / 김영교 [1] 김영교 2017.10.24 1086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9
어제:
8
전체:
648,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