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03 01:58

낚씨꾼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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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김영교

연말
팽팽한 긴장을 걸머지고 나가
리돈도 해변에 내려놓았다
해풍이 쓰담는 잔교(Pier)위에는
일출전에 자리잡은 낙씨꾼 행렬
침묵의 낚싯대 줄줄이 기다림에 숨죽이고 널어져있다

환호의 함성이 창공을 찌를때 마다
펄펄 뛰는 생선 한 마리씩 밖으로 나온다
일상의 바다에 드리워진 나의 낚싯대
건저내는것은
사그라지고 바스라지는 허망의 꿈짜투리

해를 향해 수없이 던지는 낚싯대
아득한 수평선
닿을 길 없는 안타까움
물새들도 끼륵끼륵 목이 탄다

아침 해가 솟는다
어둠이 사라지며
세상이 환해진다
동쪽 바다에서
분명 한 어부가 거머 쥔 거대한 낚시대 줄에
착오없이 건져올려지는 '해'를
그 '해'가 그 '해' 인줄은
레돈도 해변에 가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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