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28 10:35

화분이 된 빈 어항

조회 수 71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지느러미 퍼덕대는 푸른 파도 멎어 있다 유리벽 안쪽에 말라붙어 있는 바다 냄새 깨우면 눈을 뜰 것 같은 침묵 위에 길게 누워 있다 그 해 여름 라 메르*를 거실에 끌어다 놓고 파도소리를 듣고 또 들었다 어느 듯 심장박동이 필터 펌프가 된다 산호 촌을 지나 해초 섬을 돌아 수중 궁궐로 가는 살 시린 해저관광이 육로로 길을 튼 아침 거대한 공간을 빠져나올 수 없어 어쩌다 눈 마주치면 수평선 멀리 쏴 쏴 덮쳐 오는 바다의 뜨거운 숨소리 투명을 뜛고 나를 휘 젓는다 산성비 내리는 해안 이제 물새들마저 저만치 밀려 옮겨 가버린 내 빈 어항 가슴 신발 밑에 밟혀 비명을 지르던 흙 배꼽까지 채워주니 초록을 뿌리 채 보담아 햇살 기웃거릴 때 마다 비운 만큼 작은 숲이 자란다 빈 어항만큼 울창해지는 가슴 하나. *바다 (La Mer)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0 산이 부르네/5/1/09 김영교 2009.05.01 224
269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이면 생각나는 ... 김영교 2007.03.12 300
268 살아온 삶 김영교 2005.03.24 92
267 삶을 사랑하는 32 가지 방법 김영교 2003.03.15 98
266 삶의 우선순위/김영교 창작마당 김영교 2008.09.12 212
265 삶의 종점에서 김영교 2007.11.07 166
264 삼경차(三經茶 고아의 편지 2005.09.08 293
263 상식이하/연구검토 공정 2008.06.11 125
262 상처는 물에 은혜는 돌에 새기고 김민자 2004.12.27 147
261 새로운 길 김영교 2008.08.04 173
260 새해 첫달 닭울음소리에 남정 2005.01.16 279
259 새해인사 김영교 2005.01.12 135
258 생각은 인생의 소금이다 김영교 2005.07.22 55
257 생일 김영교 2004.12.29 140
256 생활의 지혜 김영교 2003.06.07 75
255 서빙고 일기 김영교 2012.10.06 260
254 서울의 초설부 11-24-2017 - 동창 이태영 자택 거실에서 1 김영교 2017.11.25 37
253 선택 남정 2005.01.13 122
252 설악의 시인 이성선(1941-2001) 김영교 2005.06.13 556
251 성경 남정 2007.04.13 140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30 Next
/ 30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21
어제:
25
전체:
648,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