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어떤 그릇 / 김영교
2016.07.21 06:59
어떤 그릇 / 김영교
눈섭 위에 탁 트인 하늘
입술 아래에 익숙한 그릇은 치켜떠야 보인다
푸짐한 밥상 코앞에 있을 땐
이유 없이 무찌른다
힘들게 기어 나온 살찐 식욕 한 가닥이
깊은 밤
철저히 혼자일 때
적막 철조망 사방에
눈여김에서 멀리 밀려
자기 크기의 용도만큼 엎드리는
고운 숨결
늘 비어있어 밥그릇은, 국그릇은
꿈속에서 조차
바쁜 속도에 취한 세상을
바라본다, 너무 멀리 있다
짧은 보폭 사이
의식은 본능을 흐르는 수액
온전한 건 뜨거운 심장 하나
가슴 동그랗게
몸부림치는 순간
해 그름
나사렛 주전자 기울일 때
그 방향에 맞게
그 그릇 크기 따라 일어선다
사랑하는 만큼
목마른 만큼
빈 만큼
물 물 물
*장애우 S에게
댓글 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70 | 시 창작 - 나팔꽃 / 김영교 [1] | 김영교 | 2017.05.22 | 18466 |
669 | 여행수필 - 그리움은 흘러 / 김영교 [5] | 김영교 | 2017.05.22 | 9571 |
668 | 시 창작 - 셀폰소리 / 김영교 [3] | 김영교 | 2017.05.22 | 9151 |
667 | 신작시 - 우린 같은 방에 / 김영교 3/26/2017 [2] | 김영교 | 2017.03.26 | 8973 |
666 | 시 창작 - 나루터와 나룻배 - 김영교 [2] | 김영교 | 2017.07.14 | 8938 |
665 | 3월의 단상(斷想) / 김영교 [8] | 김영교 | 2018.03.07 | 4581 |
664 | 창작 시 - 날개와 지휘봉 / 김영교 [8] | 김영교 | 2017.10.04 | 4332 |
663 | 에니미모 | 김영교 | 2010.12.13 | 1579 |
662 | 가장 아름다운 나무(Loveliest of Trees)/번역 | 김영교 | 2007.02.28 | 1482 |
661 | 수필 - 이름 꽃 / 김영교 [17] | 김영교 | 2018.02.07 | 1364 |
660 | 수필 - 스카티가 남긴 자국 / 김영교 [10] | 김영교 | 2017.04.11 | 1344 |
659 | 수필창작 - 길이 아니거든 가지마라 / 김영교 | kimyoungkyo | 2018.08.08 | 1254 |
658 | 창작 시 - 가을표정 3 - 밤과 한가위 /김영교 [4] | 김영교 | 2017.10.13 | 1209 |
657 | 창작 시 - 들꽃 학교 / 김영교 [9] | 김영교 | 2017.09.17 | 1196 |
656 | 쉬어가는 의자 | 김영교 | 2016.11.06 | 1152 |
655 | 신작 수필 - 어머니날 단상 / 김영교 [5] | 김영교 | 2017.05.13 | 1134 |
654 | 창작 시 - 가을표정 4 - 호박 오가리 /김영교 [8] | 김영교 | 2017.10.16 | 1101 |
653 | 창작 시 - 배경에 눕다 / 김영교 [6] | 김영교 | 2017.09.23 | 1092 |
652 | 수필 창작- 바튼 기침소리 - 김영교 [5] | 김영교 | 2017.10.18 | 1091 |
651 | 창작 시 - 답답한 이유를 묻거든 / 김영교 [1] | 김영교 | 2017.10.24 | 1086 |
선생님글은 투명하고 깊이가 있어요
늘 강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