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어떤 그릇 / 김영교

2016.07.21 06:59

김영교 조회 수: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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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릇 / 김영교

 

눈섭 위에 탁 트인 하늘

입술 아래에 익숙한 그릇은 치켜떠야 보인다

 

푸짐한 밥상 코앞에 있을 땐

이유 없이 무찌른다

힘들게 기어 나온 살찐 식욕 한 가닥이

 

깊은 밤

철저히 혼자일 때

적막 철조망 사방에

눈여김에서 멀리 밀려

자기 크기의 용도만큼 엎드리는

고운 숨결

 

늘 비어있어 밥그릇은, 국그릇은

꿈속에서 조차

바쁜 속도에 취한 세상을

바라본다, 너무 멀리 있다

 

짧은 보폭 사이

의식은 본능을 흐르는 수액

온전한 건 뜨거운 심장 하나

가슴 동그랗게

몸부림치는 순간

 

 

해 그름

나사렛 주전자 기울일 때

그 방향에 맞게

그 그릇 크기 따라 일어선다

 

 

사랑하는 만큼

목마른 만큼

빈 만큼

물 물 물

 

*장애우 S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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