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시 - 해거름 녘 건너 / 김영교
2017.05.13 02:35
해거름 녘 건너 - 김영교
흐르는 게 강물뿐인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때로는 잊기도
빛바래기도
사라지기도 하고
더러는 저물어 아픈 흔적으로 남아
땅속 깊이 뿌리내린 우정의 나무에는
봄이 오면 애쓰지 않아도 언제나 새싹의 기척소리
빈번한 왕래는 마음에 길 터
씨 뿌리는 수고를 거처
사랑의 샘 정(情)물을 퍼 올린다
바람 높은 추운 겨울
아랫목에 고요히 앉아
오래 묵었던 기억들을 꺼내보노라면
김 오르는 고마운 순간들 떼 자어 문안한다
사는 게
함께 흘러가는 것
바람과 구름,
해질녘이나 어스름한 달밤
흘러 길고 먼 강, 휘돌아 저쪽 이편 사이
사랑의 다리 하나
세월을 지탱하는 깊은 뿌리
2017년 5월 서울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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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에 만난 친구, 먼저 떠난 친구, 약해진 친구들 주변을 서성였다.
더욱 또렷하게 남아있는 것 - 정 한움쿰
살아있음은 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