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구좌

2004.01.09 12:55

김영교 조회 수:464 추천:129

간혹
산비탈 돌아
마을로 내려 올 때
지갑에는 먼지
가슴에는 들풀 냄새 가득

눈부신 오후의 햇살이 스며들지 못하는
포장도로 밟는 빌딩 갑옷이
목을 조여
숨이 막히는데
도시 심장에서 기다리는 맑은 얼굴들
눈치 빠른 신발이 먼저 다가간다

넉넉한 길벗 하나 있어
땀 식히며 숨고르기에
바람과 함께 등 밀어주어
수월한 이민 고갯길

다급한 홍수 휩쓸 때
비상 은행
옆에 우뚝 서 있어
인심도 빌려 주는 편리한 관계 펼치고

우뚝 선 원금 상환의 성벽
아직은 은혜의 안 뜰
그리하여
꿈도 시도
다치지 않은 보호 속에 살고 있다

우주보다 더 큰 생명은행에
작디작은 시의 내 개인구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0 Re..벗 하나 얻고보니 김영교 2003.11.21 838
609 어떤 그림 한 장 김영교 2003.11.28 498
608 하나로, 세계로, 미래로 김영교 2003.12.01 830
607 눈 내리는 연하장 김영교 2003.12.01 561
606 솔잎물방울 김영교 2003.12.01 531
605 사진 2장 김영교 2003.12.05 474
604 애국가의 날개 김영교 2003.12.08 937
603 꽃길 김영교 2003.12.16 892
602 바람자락 김영교 2003.12.16 624
601 해변에서 김영교 2004.01.01 709
600 감 초 김영교 2004.01.09 499
» 개인구좌 김영교 2004.01.09 464
598 단독 회견 김영교 2004.01.09 451
597 바다를 거기에 두고 김영교 2004.01.09 755
596 쉼터 김영교 2004.01.10 507
595 편지 김영교 2004.01.14 402
594 유리벽 저편 김영교 2004.01.14 436
593 바람의 얼굴 김영교 2004.01.21 627
592 보이지 않는 산 김영교 2004.01.25 600
591 바람일가 김영교 2004.02.02 449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1
어제:
4
전체:
647,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