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냉담 (교)

2004.06.19 07:15

김영교 조회 수:507 추천:103

돌의 침묵으로 투구를 쓰고
빙하의 결속으로 버티고 있는 너

지구를 몇바퀴 도는 시간
언어의 짙은 색깔
핏빛 함성으로 사랑을 고백해도
열리지 않는 가슴
얼음도 녹이는 연 초록 입김이 너울거리고
대지는 부드러움 뿐
눈물 없이 돌아 앉아 감동을 싸둑 싸둑

굳어있는 산 그루터기 불모지
발바닥 군살 어루만지듯
잠시 머문 햇빛
고고히 풍상을 안으로 삭이는 세월 마차
지축을 흔들며
터뜨리는 굉음은 온 세상을 들었다 놓는다

바위 무너져 내리는 아픔
옮아 와
고뇌에 숨이 가믈거릴 때
누은 나무들 마져 일으켜 세우는
힘, 으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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