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2/ 밤
2005.09.25 22:07
털보 밤송이 하나에
알밤이 세톨이나
정답게 머리를 맞대고
숨 막힐듯 목을 치키며
비좁은 자리를 사이좋게 조여
용케도 웃고 있다
볕이 비집고 들어 온
그 작은 균열에
하늘이 열리는
한가위
무수히 꽂히는 달맞이 시선에
일렁이는 황금들판
구워 먹을까
삶아 먹을까
날 거로 통째 먹을까
내 맘을 엿들은 밤 3 형제
힘으로 뭉처
껍질을 깨고 나와
밤이 세도록
올라가고 올라가
그 밋밋한 보름달 얼굴에
두 눈과 코로
오똑 박혀버린
내 눈이 망원랜즈가 되는
구름한 점 없는
환한 밤
어두운 욕심의 마음
환해지는 밤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밤.
Eric Tingstad & Nancy Rumbel / Acoustic Garden
"Talk Of Angels"
"Talk Of Ang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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