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2/ 밤
2005.09.25 22:07
털보 밤송이 하나에
알밤이 세톨이나
정답게 머리를 맞대고
숨 막힐듯 목을 치키며
비좁은 자리를 사이좋게 조여
용케도 웃고 있다
볕이 비집고 들어 온
그 작은 균열에
하늘이 열리는
한가위
무수히 꽂히는 달맞이 시선에
일렁이는 황금들판
구워 먹을까
삶아 먹을까
날 거로 통째 먹을까
내 맘을 엿들은 밤 3 형제
힘으로 뭉처
껍질을 깨고 나와
밤이 세도록
올라가고 올라가
그 밋밋한 보름달 얼굴에
두 눈과 코로
오똑 박혀버린
내 눈이 망원랜즈가 되는
구름한 점 없는
환한 밤
어두운 욕심의 마음
환해지는 밤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밤.
Eric Tingstad & Nancy Rumbel / Acoustic Garden
"Talk Of Angels"
"Talk Of Angels"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0 | 형체도 없는 것이 - 4 | 김영교 | 2006.01.04 | 525 |
189 | 점(點)으로 산다 | 김영교 | 2005.10.28 | 368 |
188 | 국화꽃 숲에서 | 김영교 | 2005.10.16 | 545 |
187 | 사랑은 | 김영교 | 2005.10.29 | 408 |
186 | 사진반에서 1 | 김영교 | 2005.11.25 | 359 |
185 | 천국과 지옥 | 김영교 | 2005.11.25 | 466 |
184 | 경청의 미학 | 김영교 | 2005.10.02 | 436 |
183 | 신호등 | 김영교 | 2006.01.16 | 694 |
182 | 귀천 | 김영교 | 2006.01.06 | 353 |
181 | 여행 | 김영교 | 2005.09.25 | 398 |
» | 가을 이야기 2/ 밤 | 김영교 | 2005.09.25 | 595 |
179 | 강추의 도서 하나 흔들며 | 김영교 | 2005.09.18 | 656 |
178 | 그 남자의 꽃 | 김영교 | 2005.09.19 | 646 |
177 | 가을 이야기 1/ 한가위 | 김영교 | 2005.09.19 | 439 |
176 | 고구마 소년이 일깨운 행복한 사람 | 김영교 | 2005.09.16 | 750 |
175 | 그 이, 내가 아는 | 김영교 | 2005.08.25 | 596 |
174 | 개미와의 전쟁 | 김영교 | 2005.09.30 | 584 |
173 | 눈섶 위의 얼음 이마 | 김영교 | 2005.09.12 | 916 |
172 | 가시잎* 꽃 | 김영교 | 2005.09.09 | 545 |
171 | 아호(雅號)에 대하여 | 김영교 | 2005.09.13 | 7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