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보지 마라 겨울나무를 / 김영교

 

옷 다 벗은 나무는 춥다

알몸이지만 하늘을 받쳐 이고

가지 끝마다 불끈 쥔 맨주먹은

잘 견뎌낸다

 

내공(內功)이 남달라

저 아래 땅에서 하늘까지 물길 터

숨어있는 초록 힘 끌어모은다

 

구름은 아래로 쏟을 줄만 알고

맨살은

거꾸로가 없는 비에 기대어

낮게 엎드릴 줄 알아

 

껍질 남루할수록

나이테 호흡이

우주 혈맥일 줄

겉으로 내색 않지만 그 심성 한결같다

 

휘몰아치는 바람은 숨통을 움켜쥐고

흔들리면서도 의연하여

새롭게 교신하는 뿌리

수액을 빨아올린다

 

가파른 이민 언덕에 겨울나무

부대껴 잃어 없는듯 가득한 

봄 이랑

하늘에 길을 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0 이 아침에 - 내 시가 찬양곡이 되어 / 김영교 kimyoungkyo 2018.07.26 162
569 신작시 - 안으로 나를 밀어 넣고 - 김영교 [10] kimyoungkyo 2017.02.24 165
568 신작시 - 윌슨(Wilson) 공원 / 김영교 [2] 김영교 2017.05.13 173
567 수필 창작 - 지금도 들려오는 그대 음성 / 김영교 [7] 김영교 2017.12.10 175
566 퇴고시 - 파피 꽃, 아름다운 / 김영교 김영교 2017.01.10 176
565 시창작 -단잠 / 김영교 아침향기 2017년 4월호 [5] 김영교 2017.03.28 177
564 퇴고수필 - 거울 / 김영교 [5] kimyoungkyo 2017.03.04 178
563 시 창작 - 새해 그림 / 김영교 12/26/2017 [6] 김영교 2017.12.26 178
562 미운사람들을 위한 기도 / 이 아침에 중앙일보 10-18-2019 [2] 김영교 2019.10.21 178
561 보쌈김치의 창문 [3] 김영교 2018.03.21 179
560 중앙일보 -이 아침에- 덧버선 같은 사람 - 3/6/2017 김영교 2017.03.06 180
559 비젼 하나 / 김영교 [3] 김영교 2016.04.23 186
558 수필 창작 -낯선 그 해의 방문객 / 김영교 [3] 김영교 2018.01.01 188
557 신작시 - 쉬어가는 의자 / 김영교 김영교 2017.01.09 189
556 시 창작 - 눈은 나리고 침묵 그 다음/ 김영교 [3] 김영교 2017.12.29 189
555 퇴고수필 - 신비한 꽃 / 김영교 [4] kimyoungkyo 2017.03.04 190
554 시 창작 - 안으로 나를 밀어넣고 / 김영교 5-23-2019 재 [13] 김영교 2018.03.02 198
» 신작시 - 넘보지 마라 겨울나무를 / 김영교 4-8-2917 [3] 김영교 2017.04.08 199
552 수필창작 - 맹물의 길 / 김영교 [2] 김영교 2018.06.10 199
551 수필 창작 - 스마트 바보 / 중앙일보 이 아침에 [3] 김영교 2018.07.10 206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
어제:
17
전체:
647,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