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소원 / 김영교


꽃밭에 꽃이 피면

품은 향기 바람에게 나누어주고

내 마음 받쳐주는 꽃 대궁이게 하소서

 

여름 푸른 뜨락에 새가 우짖으면

내 마음 소리 높이 부르는 노래가 되어

그 음계(音階) 가지이게 하소서

 

어두움이 깊어지면 더 반짝이는 별빛처럼

실눈에도 둥글게 환한 보름달로 떠서

후미진 골짜기 까지 비추어 주사

고개 숙인 만큼 더욱 익어가는 과일처럼

나의 작아짐으로 점점 커지는 사랑 한 톨이게 하소서

 

가장 시린 손을 내가 먼저 따뜻이 잡고

가장 가난한 식탁을 나로 하여금 먼저 방문케 하사

이 세상 가장 슬픈 귀를 가진 귓가에

내 마음 먼저 가 닿는 기쁜 종소리가 되게 하소서

 

이 세상 가장 허기진 동네에 까지

내 마음이

그나마 가진 것을 나누어 주고

보듬어 줄수록 따뜻해지는 그릇이게 하소서

 

마침내 헐벗은 겨울 마음들을 껴안는

눈부시게 도착하는 당신의 새싹편지이게 하소서

 

4-5-2017 수 오랜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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