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소원 / 김영교


꽃밭에 꽃이 피면

품은 향기 바람에게 나누어주고

내 마음 받쳐주는 꽃 대궁이게 하소서

 

여름 푸른 뜨락에 새가 우짖으면

내 마음 소리 높이 부르는 노래가 되어

그 음계(音階) 가지이게 하소서

 

어두움이 깊어지면 더 반짝이는 별빛처럼

실눈에도 둥글게 환한 보름달로 떠서

후미진 골짜기 까지 비추어 주사

고개 숙인 만큼 더욱 익어가는 과일처럼

나의 작아짐으로 점점 커지는 사랑 한 톨이게 하소서

 

가장 시린 손을 내가 먼저 따뜻이 잡고

가장 가난한 식탁을 나로 하여금 먼저 방문케 하사

이 세상 가장 슬픈 귀를 가진 귓가에

내 마음 먼저 가 닿는 기쁜 종소리가 되게 하소서

 

이 세상 가장 허기진 동네에 까지

내 마음이

그나마 가진 것을 나누어 주고

보듬어 줄수록 따뜻해지는 그릇이게 하소서

 

마침내 헐벗은 겨울 마음들을 껴안는

눈부시게 도착하는 당신의 새싹편지이게 하소서

 

4-5-2017 수 오랜지방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0 창작수필 - 옷이 사람을 입을 때 / 김영교 [3] 김영교 2017.05.29 53
569 시 창작 - 보라색 음성 / 김영교 [4] 김영교 2017.05.25 75
568 수필 - 풍경속의 지푸라기 / 김영교 [4] 김영교 2017.05.25 107
567 시 창작 - 셀폰소리 / 김영교 [3] 김영교 2017.05.22 9151
566 시 창작 - 나팔꽃 / 김영교 [1] 김영교 2017.05.22 18466
565 여행수필 - 그리움은 흘러 / 김영교 [5] 김영교 2017.05.22 9571
564 창조문예 - 물의 길 / 김영교 [8] 김영교 2017.05.19 305
563 신작수필 - 스마트 바보 / 김영교 [10] 김영교 2017.05.15 397
562 신작 수필 - 어머니날 단상 / 김영교 [5] 김영교 2017.05.13 1134
561 신작시 - 윌슨(Wilson) 공원 / 김영교 [2] 김영교 2017.05.13 173
560 신작 시 - 해거름 녘 건너 / 김영교 [2] 김영교 2017.05.13 74
559 수필 - LAX 공항에서 / 김영교 4-16- 2017 [7] 김영교 2017.04.16 148
558 수필 - 사라의 작은 전시회 / 김영교 [2] 김영교 2017.04.13 69
557 수필 - 반려식물 / 김영교 [1] 김영교 2017.04.13 91
556 수필 - 스카티가 남긴 자국 / 김영교 [10] 김영교 2017.04.11 1343
555 신작시 - 껴안고 있었다 / 김영교 [8] 김영교 2017.04.09 261
» 신작시 - 내 마음의 소원 / 김영교 [6] 김영교 2017.04.08 128
553 신작시 - 넘보지 마라 겨울나무를 / 김영교 4-8-2917 [3] 김영교 2017.04.08 199
552 신작수필 - 눈물이 왜 날까 / 김영교 4-6-2017 [7] 김영교 2017.04.06 105
551 신작시 - 약속 의자 / 김영교 [4] 김영교 2017.04.05 57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2
어제:
30
전체:
647,721